말죽거리 잔혹사에서 한가인과~
얼핏 보면 꽃미남이지만 모델 출신에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질 몸매를 보노라면 터프함이 절로 느껴지는 배우. 바로 이정진이다. 그가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감독 유하·제작 싸이더스)로 새해 관객들과 만난다.
그는 학교수업(한양대 연영과 2년)과 촬영을 병행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태어난 해이기도 한 1978년 시대의 추억 속으로 들어간 기분이 그만이었단다. 이번 학기 마지막 시험을 치르자마자 인터뷰를 위해 달려왔다는 그는 자신의 역할이 “남자들이 보면 더 멋있을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냈다.
―‘학원액숀로망’이라고 붙인 영화장르가 재미있다. 어떤 역할이었나.
▲지금의 강남지역인 70년대 말 말죽거리가 배경이다. 정문고 2년생인 ‘우식’. 카리스마 하나로 ‘학교짱’이 됐다.
―전학을 오는 ‘현수’ 역의 권상우와 한판 붙는다는데.
▲모범생인 현수와 우식은 성격이 정반대다. 영화 내내 막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적잖다.
―액션연기 에피소드라면.
▲어차피 해야 할 연기라면 제대로 하자고 상우형과 합의했다. 다만 코뼈가 부러지면 사후처리가 심각해질 수 있으니까 서로 코만 피하자고 약속했다. 그래도 남들은 ‘리얼 액션’처럼 실감난다고 할지 모르지만 촬영 내내 몸고생 좀 했다. 한번은 칠판을 때린다는 게 벽을 쳐서 오른손에 2주 정도 깁스를 하고 촬영했다.
―권상우와는 액션뿐 아니라 사랑에서도 맞붙는다던데.
▲이웃 여고생 은주(한가인)를 놓고 연적관계가 된다. 그런데 솔직히 우식은 학교짱의 ‘가오’를 위해 속마음을 감춘 무뚝뚝한 모습이지만 은주가 오히려 관심의 눈길을 보낸다. 사랑에 서툰 건 실제 내 모습과 비슷하다.
―사실인가. 어쨌든 한가인과의 키스신이 자못 흥미진진했다던데.
▲20초짜리 키스신을 6번 만에 OK 받았다. 이를 놓고 상우형이 놀려댔다. 영화 속 상우형의 키스신은 1·2초밖에 안됐는데 나는 20초나 되는 데다 방향까지 한 번 틀었다나 어쨌다나.
―그러고보니 세 주인공 모두 미남미녀 청춘스타여서 핑크빛설이 기대되는데.
▲작품마다 염문 생기면 그건 작업남 작업녀 아닌가. 능력일 수도 있겠지만. 물론 연기하면서 사적인 감정을 전혀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어색한 연기가 아니라 진짜라고 믿게 만드는 좋은 연기라면 실제 같은 감정상태에 빠져들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일상에서도 학교짱 우식처럼 ‘가오’ 잡는 스타일인가.
▲그렇지 않다. 평범한 편이다. 고등학교 때 우식과 달리 자율학습도 잘했다. 단지 낯가림도 있고 말수가 적어 간혹 ‘무게’ 잡는 걸로 오해받곤 했다.
―이제와서 말인데 출연을 포기한 ‘다모’의 황보윤 종사관이 인기바람을 일으킬 때 후회는 없었나.
▲후회해본 적 없다. 인생은 마라톤 아닌가. 이제 연기자로서 드디어 스타트 라인에 섰다는 기분이 든다.
―내년쯤 군대갈 계획이라고 들었는데 맥이 끊긴다는 부담은 없나.
▲구체적 날짜는 잡히지 않았지만 내년에 군복무를 시작할 생각이다. 서른이 넘어도 좋은 연기는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
―이제 방학인데 연기자에게도 방학이 실감나는가.
▲개봉인사 다니다보면 방학이 끝날 것 같다. 용평으로 스노보드 타러 갈 계획이 유일한 방학계획이다.
스포츠투데이/최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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