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요식업계 ‘한숨’
최저임금 인상안 발효 앞두고 대책마련 부심
일부 식당, 가격인상·종업원 해고 예정
샌프란시스코에서 식당을 하는 K씨는 요즘 한숨이 더욱 잦아졌다. 매상이 오르기는커녕 도리어 뒷걸음질치고 있는 마당에 시간제 근무자를 포함해 20명 가까운 종업원들의 품삯을 뭉턱뭉턱 올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가격을 올리는 것은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 최근 몇 년동안 계속된 불황으로 손님들의 발길을 뜸해지자 음식값을 거의 원가수준으로 내렸음에도 별 효험을 못본 터에 가격인상은 손님을 내쫓는 행위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에서다.
샌프란시스코 요식업계 오너들이 엎친 데 덮친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11·4 지방선거에서 통과된 최저임금인상안 시행일은 닥쳐오는데 뾰족한 대책은 없어 자구책을 마련하느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오는 2월23일 공식 발효될 예정인 새 조례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종전 6달러75센트에서 8달러50센트로 1달러75센트나 오르게 된다. 이는 업종을 불문하고 10인 이상 근무하는 모든 영리업체에 적용되지만 상대적으로 영세한데다 불황을 잘 타는 요식업계가 1차 태풍권에 든 것이다.
더욱 문제는 해법이 궁하다는 것. K씨의 경우처럼 불황으로 인한 가격인하 경쟁이 거의 제살 깎아먹기 수준으로 치달은 상태인데다 뒷돈이 달리는 업소들은 가격을 내리고 싶어도 내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이미 줄일대로 줄여놓은 터라 종업원들을 내보내는 것도 여의치 않다는 게 업자들의 하소연이다.
한식전문 A식당의 J씨는 몇년째 겨우 문 닫지 않을 정도로 꾸려왔는데 최저임금 인상때문에 더 들어가는 돈만 한달에 2,500달러가량 될 것 같다며 값을 내릴 수도 없고 종업원을 줄이기도 어려우니 그저 하루빨리 경기가 좋아져서 손님들이 북적거리는 때를 기다리는 수밖에 더 있느냐고 말했다.
한편 파스타 포모도로·게리 당코 등 몇몇 덩치큰 체인레스토랑들은 연간 수십만달러에 달하는 임금인상분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인상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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