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여성 피살사건… 평소 정신병력
필라델피아 자신의 집에서 머리가 함몰돼 숨진 채 발견된 명문대 졸업생 이윤정(24·미국명 캐서린)씨(본보 9일자 A1면 보도)의 살인 용의자는 신경쇠약 질환을 앓고 있는 외숙모인 것으로 밝혀졌다.
다이앤 깁슨 벅스 카운티 검찰 검사장은 지난 10일 벤살렘 타운십 경찰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윤정씨의 외숙모 조의순(47)씨를 살인 및 허위 진술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씨의 집 차고에서 이윤정씨의 머리카락이 묻은 망치와 피묻은 스키 파커, 비디오 테이프 4개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깁슨 검사장은 조씨가 이씨를 살해할 때 입은 오른손의 부상 치료가 끝나는 12일 이후 조씨를 보석금 없이 교도소에 수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깁슨 검사장은 범행 동기에 대해 “아직 밝혀진 것이 없으며 계속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조의순씨는 사고가 발생한 지난 8일 오후 9시30분께 사건 현장 인근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한 뒤 아들 조모군에게 “검은 쓰레기 봉투에 내 젖은 옷이 담겨 있으니 강에 갖다 버려라”면서 필라 다운타운의 그로서리 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남편에게 가자고 말했다. 조군은 어머니의 손에서 피가 흘러 “웬일이냐”고 묻자 조씨는 “집 앞에서 흑인 2명에게 강도를 당했다”고 황급하게 답변했다.
이어 조군이 검정색 인피니티 승용차에 어머니를 태우고 큰길로 나오는 순간 사촌인 이윤정씨 집에 경찰이 몰려 있어 이윤정씨 집 쪽으로 갔다.
경찰이 조군이 몰고 온 승용차에 앉아 있는 조의순씨가 손에서 피를 흘리고 있어 “무슨 일이냐”고 묻자 “조카(이윤정씨)집에 비디오 테이프를 가지러 갔는데 흑인 강도 2명이 들어와 윤정이를 죽이고 나를 때렸다”고 말해 경찰이 이씨를 병원으로 후송했다.
수사관들은 이윤정씨 집에 외부 사람의 침입 흔적이 없고 조의순 씨가 횡설수설한 점을 수상하게 여겨 조의순씨의 집을 수색해 피 묻은 망치 등을 발견했다.
한편 조의순씨의 맏딸(뉴욕 거주)이 피살된 이윤정씨와 함께 벤살렘 고교를 나란히 수석 졸업하고 명문 펜실베니아 대학에서도 룸메이트를 같이한 사이로 알려져 주변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필라델피아-홍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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