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부동산업계 매물부족으로 골머리
에이전트는 크게 늘어 과열경쟁 이중고
‘매물은 없고 경쟁자는 늘어나고’
라크레센타의 타운하우스에 거주하는 장모(46)씨는 부동산 에이전트들로부터 집을 팔라는 편지를 매주 몇통씩 받는다. 일부 에이전트는 편지도 모자라 아예 전화를 걸어 “어떤 가격이라도 팔아줄 수 있으니 집을 팔게 해달라”는 호소를 한다. 장씨는“주위 집주인들도 모두 비슷한 사정”이라며“매물 부족 현상이 심각하긴 심각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가주 사상 최고라는 현 부동산 호황에도 불구하고 한인 부동산 업계가 정작 매물 부족과 부동산 에이전트 증가로 인한 과열 경쟁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마다 집을 구입하기 원하는 바이어들의 명단은 두둑하지만 정작 이들에게 보여줄 매물은 없는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각하다. 반면 잘만 하면 몇십만달러의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부동산 업종에 뛰어드는 한인들은 지난 5년간 매년 급증하고 있어 그 어느때보다 경쟁이 치열해졌다.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회장 정인기)는 현재 남가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를 약 2,0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 호황이 시작되기전의 94, 95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숫자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에이전트가 많아도 워낙 바이어가 많다보니 매물만 충분하다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GMAC 부동산뱅크의 양광호 부사장은 “매물이 나오면 최소한 10명 이상의 바이어가 달려들기 때문에 오퍼에 리스팅 가격을 다써도 못산다”며 “결국 리스팅 가격보다 누가 더 많은 웃돈을 오퍼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현재의 매물 부족 현상을 설명했다.
가주부동산협회(CAR)에 따르면 지난1월 주택재고는 LA카운티의 경우 1.5개월에 불과 1년전의 3개월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LA보다 더 큰 폭으로 집 값이 폭등한 오렌지카운티의 경우 1월중 재고는 0.6개월로 1년전에 비해 2개월이나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매물이 2개월 이하일때는 사실상 매물이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최근에는 주택 소유주들이 아예 집 매각을 연기하고 있는 점도 매물부족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시티부동산 수잔 황 대표는 “예전에는 집을 먼저 팔고 새 집을 구입했었다”며 “요즘에는 집주인들이 집을 내놓지 않고 먼저 살집을 찾다보니깐 매물 부족의 악순환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인 에이전트는 “신참 에이전트들이 친척과 친구의 집을 한 두 채 팔고 나면 몇 달째 수입이 없어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매달 데스크 피, 프랜차이즈 피, 보험료 등의 명목으로 400-500달러가 나가는 것은 기본이고 광고도 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편지도 보내려면 1,000달러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 정인기 회장은 “매물 부족과 과열 경쟁으로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가 더 이상 늘기는 힘들 것”이라며 “에이전트사이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환동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