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세 정해성씨‘수필과 비평’ 3~4월호에 신인작가로 등단
‘52년 전에 내가 매부의 손에 이끌려 미국에 왔었을 때는 한국인이라고 하는 내 조국의 혈통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 중략 - 하찮은 물고기 연어의 섭리도 계곡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가 역경을 이기고 살다가 수명이 다할 때 계곡으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거늘. 왠지 생각만 해도 공허하다. 술잔을 기울여 본다. 네가 아느냐? 두고 온 산하에 대한 목마른 이 그리움을.’(당선작 ‘두고 온 산하 ‘가운데 발췌)
올해로 74세의 나이를 맞이하는 정해성(경영학 박사, 수필가)씨가 ‘수필과 비평(발행인 서정환)’ 3~4월호(제 70호)에 신인상 당선작가로 선정되며 등단했다.
정씨는 한국전쟁중 미해병대 통역관으로 근무하다 1953년 도미하여 산호세 주립대학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이후 1976년부터 카터 행정부의 보좌관으로 근무하고, 지난 2000년까지 로비스트로 활약했다.
한국어와 동떨어진 생활을 하던 정씨가 다시 한글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산호세로 다시 이주해 온 10여 년 전.
산호세 지역의 문인들의 모임인 실리콘 밸리 라이더스 그룹(회장 박은주)에 가입을 하면서 정씨의 글쓰기는 남달리 성장했다. 정씨는 글쓰기에 대해 “미국에 오면서부터 지금까지 일기를 쓰고 있다”며 “하지만 미국 정치사회에 지내다보니 도무지 한글을 쓸 기회가 없어 글쓰기에 욕심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오후 6시 밀피타스에 위치한 Grand ADHC 센터에서는 실리콘 밸리 라이더스 그룹 주최로 정씨의 등단 축하연이 열렸다. 라이더스 그룹의 회원을 비롯하여 정씨의 지인 등 총 70여명이 자리에 참석하여 정씨의 등단을 축하했다.
문학평론가로 널리 알려진 최백산씨는 격려사에서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호기심이 풍부해야 한다”며 “드라마를 볼 때도 작가는 호기심을 가지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앞서 유승국 씨가 읽은 축시 ‘타오르는 늦깍이들’의 ‘늦깍이’가 늦은 나이에 절에 들어가서 머리를 깎았다는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씨는 등단 소감에 대해 “나는 행운아다”라고 운을 뗀 뒤 “도와준 분이 여럿 있지만 특히 밤낮없이 글쓰기를 지도해준 박은주 회장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정씨는 특유의 재치와 유머로 등단소감을 밝혔으며 한국어 소감이후 참석한 외국인들을 위해 즉석에서 영어로 소감을 전해 좌중으로부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현재 정씨는 산호세의 한 출판사의 제작부장으로 현역에 종사하고 있으며 실리콘 밸리 CBMC(회장 이충구)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유호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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