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정보
미국 광고계에는 역사적으로 3파전들이 많아 왔다. ‘맥도널드’ 대 ‘버거 킹’ 대 ‘웬디스’, ‘버드 라이트’ 대 ‘밀러 라이트’ 대 ‘쿠어스 라이트’, ‘도요다’ 대 ‘니산’ 대 ‘혼다’, ‘켈로그스’ 대 ‘포스트’ 대 ‘제너럴 밀스’ 등등이 그 사례들. 최근 새로운 3파전이 시작됐다.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 ‘바이애그라’ 대 ‘레비트라’ 대 ‘시알리스’가 그것으로 모처럼의 광고전에 업계는 신이 났지만 한편으로는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바이애그라·레비트라·시알리스
2010년엔 60억달러 시장 확대전망
광고·스포츠 후원등 홍보전 가열
신도 날 것이 이번에 맞선 3개 라이벌 회사는 모두 재력이 든든한데다 이미 대규모이지만 앞으로도 증가일로가 확실한 시장에서 적극 경쟁할 태세로 올해만 3억달러가 넘는 돈을 쓰지 못해 몸살이 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제품의 속성. 발기부전 치료제이다보니 뇨실금이나 치질약과 마찬가지로 너무 애매하거나 너무 저속하지 않게 제품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이만저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의 기분도 상하지 않고, 심야 토크쇼 호스트의 우스개 소리 소재로 등장하지도 않게 하면서 고객 수요와 충성심을 창출할 방법을 찾아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처방약이다보니 제품명과 함께 그 효능과 부작용에 대해서도 밝혀야 한다는 연방 정부의 규제까지 받아야 한다.
제약회사들은 3,000만명으로 추산되는 미국의 발기부전 남성중 현재 치료제를 쓰는 사람은 13%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이 3개 약의 시장은 2010년경에는 지금의 3배인 연간 6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레만 브라더스사 분석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현재 시장 점유율을 살펴 보면 최근 판매고에서 3위로 밀린 ‘베이어’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공동투자한 레비트라와 ‘릴리 아이코스’의 시알리스가 1998년에 ‘파이저’가 내놓아 없던 시장을 새로 개척한 바이애그라로부터 15%를 빼앗았다. 레비트라는 작년 8월, 시알리스는 11월에 시판되면서 TV, 라디오, 잡지, 신문, 인터넷은 물론 우편물에 이르기까지 광고전이 가열되고 있다. 제조사들은 골프나 자동차 경주 같은 스포츠행사를 후원하고 있으며, 파이저의 경우 7번째 처방전을 받아온 단골에게는 무료로 서비스하고 레비트라와 시알리스는 거액을 들여 수퍼보울 광고도 했다.
그렇게 광고를 자주, 또 많이 하다보니 신선한 맛을 살리기 위해 계속 내용을 바꿔야 한다. 클리넥스가 화장지의 대명사로 쓰이듯 파란 다이아몬드 모양과 함께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지만 신제품들과 경쟁하지 않을 수 없게 된 바이애그라의 시장 우위를 지키려는 파이저도 지난 2년간 줄곧 내용을 바꿔왔다. 파이저는 ‘퀸’의 노래 ‘우리는 챔피언’을 배경으로 일단의 남성들이 기뻐서 뛰어 오르는 현재의 광고가 의사에게 바이애그라에 관해 문의한 후 남자들이 느끼는 자신감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보다 돋보이게 하기 위해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레비트라를 ‘정말 잘 듣는 약’으로 묘사하며 남성들에게 발기부전이라고 남성답지 못한 것이 아님을 확신시키려 하고 있다. 보라와 오렌지색 브랜드 칼러에 프로 풋볼팀 시카고 베어스의 전 코치 마이크 딧카를 내세워 공격적인 마초 이미지로 대시하던 레비트라는 최근 여성의 관점까지 포함시킨 새 슬로건 ‘중요한 것은 질’을 데뷔시켰다.
반면 ‘시알리스’는 처음부터 다른 방향으로 나갔다. 제품명, 파스텔조의 초록과 노랑인 색조및 남자와 여자가 각자 욕조에서 쉬고 있는 광고 내용 또한 거의 여성적일 정도로 따뜻하고 부드럽다. 약효 지속시간이 4시간이 아니라 36시간이라는, 라이벌 제품들과의 근본적 차이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남성 위주로 서두를 필요 없이’ 남녀가 원하는 순간을 선택할 수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 광고의 주안점이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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