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에 커피 전쟁?’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반(反)MS진영이 벌여 온 자존심싸움의 불똥이 커피에까지 번져 관심을 끌고 있다.
조너선 슈워츠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사장 겸 최고운영자(COO)는 지난 2일 ‘썬네트워크 컨퍼런스 2004’ 개막연설에서 기업들의 네트워크와 IT 활용 사례를 설명하던 중 스타벅스의 예가 나오자 “비싼 커피를 세계 곳곳에 파는 회사”라고 지칭했다. 슈워츠 사장의 이번 발언은 얼핏 보면 별다른 의도가 없이 지나가는 말로 한 것 같지만 순전히 우연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뒷말’도 일각에선 나오고 있다.
썬을 비롯한 반MS 진영이 품고 있는 MS와 스타벅스에 대한 반감이 표출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코리아가 입주해 있는 서울 강남구 포스코빌딩 지하에는 자바 시티커피가 입주해 있으나 방한하는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임직원들은 커피를 마시기 위해 꽤 멀리 떨어진 스타벅스로 일부러 찾아간다는 이야기는 업계에 널리 퍼져 있다.
썬의 대표 기술인 자바(Java)의 로고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컵 밑에 ‘Java’라는 글자가 새겨진 ‘자바 커피 컵’이다. 이런 이야기를 ‘웃자고 하는 얘기’라고 넘겨버리는 업계 관계자들도 많지만 스타벅스와 자바 시티 커피의 메뉴에 각각 MS와 반MS진영 업체의 제품명과 동일한 단어가 들어 있는 점을 들어 우연이 아닐 수도 있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코리아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우리편이고 자바 시티 커피는 반(反)마이크로소프트이기 때문에 꼭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겠다’는 이야기를 내한한 본사 임원에게 들었을 때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다”며 “그런데 자바 시티 커피에 ‘턱시도’란 메뉴가 있고 스타벅스에 ‘유콘’이 있는 것을 보니 농담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자바 시티 커피에는 ‘턱시도’라는 메뉴가 있는데 이는 인근 지역에 있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BEA시스템즈의 유닉스용 트랜잭션 처리 모니터링 미들웨어의 이름과 똑같다.
스타벅스에는 캐나다 지명에서 이름을 딴 ‘유콘(Yukon)’이라는 블렌드 커피가 있는데 이 단어는 2005년 발매될 예정인 MS의 데이터베이스 관리용 서버 프로그램인 ‘SQL 서버’의 차기버전 암호명으로 쓰이고 있다.
IT업계의 ‘커피전쟁’에 대해 자바 시티 커피, 썬마이크로시스템즈, BEA시스템즈등은 새크라멘토, 산호세 등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고 MS와 스타벅스는 본사가 시애틀 근교 지역에 있는 점을 들어 일종의 ‘지역감정’까지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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