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단상
유럽인들 사이에 최상과 최악의 선택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영국 남자가 이탈리아 여자와 결혼, 독일제 차를 타고 프랑스 음식을 먹으며 스위스 행정 속에서 살면 유럽인 최상의 선택입니다.
반대로 최악의 선택은 독일 남자와 스위스 여자가 결혼, 프랑스제 승용차를 이용하며 영국 음식을 먹고 이탈리아 행정 속에 사는 것입니다. 잠시라도 유럽에서 살아 본 사람이라면 이것이 전혀 터무니없는 말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여하튼 이탈리아는 서부유럽에서 이 정도로 행정이 엉망인 나라, 다시 말해 법질서가 문란한 곳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3년만에 이탈리아 밀라노를 다녀왔습니다. 도착 후 먼저 들른 식당이 외곽 지역에 있어, 식사시간 내내 누군가가 번갈아 가며 자동차에 앉아 있어야만 했습니다.
도난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유료도로는 모두 무료였습니다. 톨게이트 직원들이 파업, 통행료를 받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해당부처 공무원이 대신 근무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톨게이트마다 텅텅 비어 있을 뿐이었습니다.
귀국 길에 이탈리아항공 여직원은 우리 일행의 짐을 서울까지 부쳐 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파리에서 대한항공으로 갈아탈 것이므로 파리공항에서 짐을 찾아 다시 체크인하라면서 막무가내였습니다. 그것은 정상적인 업무에서 벗어난, 자기 편의를 위함이었습니다.
결국 공항지배인과의 면담 요청에 그녀는 마지못해 서울까지의 수화물표를 붙여 주었습니다. 서울에 도착하고 보니, 일행 중 두 사람이 이탈리아에서 구입하여 자신들의 트렁크에 부착해 둔 장식품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이상은 유럽 최악의 선택에 왜 이탈리아 행정이 포함되는지 이유를 짐작케 하는 일련의 사건들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탈리아는 바울 사도가 쓴 로마서의 수신지요, 바울 사도의 순교지이며, 역사적으로 세계 교회의 중심지였고, 현재 로마 가톨릭의 수장인 교황의 거처―바티칸이 있는 나라라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이 정도라면 우리 각자도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구원받은 크리스천인 나의 삶은 하나님 보시기에 최상인가, 아니면 최악인가? <2004년 6월 ‘쿰회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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