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테마의 커피샵 ‘씨네 커피’에서 한 손님이 슬레이트 디자인으로 만든 메뉴판을 보며 주문하고 있다.
차별화 노려 갤러리·영화관·교실 같은 커피샵·주점 잇따라
라스베가스가 도박을 안 해도 즐거운 이유는 도시 전체가 가지각색의 테마로 꾸며졌기 때문이다. 이집트 피라밋, 아라비아, 중세시대, 이탈리아 등 자기만의 소재는 수많은 호텔들에 묻혀 빛도 못보고 스러지기 쉬운 업소 분위기를 개성 있게 끌어 올려주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
타운에도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독특한 이미지를 각인하기 위해 ‘테마’를 도입하는 업소들이 늘고 있다.
업종은 커피샵과 주점이 주류로, 이들은 갤러리, 영화, 야외 가든, 라이브 소극장, 교실 등 다양한 소재를 이용해 동종업소와의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지난 6월 웨스턴과 4가에 오픈한 ‘씨네 커피’는 영화를 테마로 한 커피샵. 벽에는 반지의 제왕, 찰리스 엔젤, 타이타닉 등 영화의 대형포스터를 걸고 메뉴판은 영화현장에서 ‘컷’을 외칠 때 쓰는 슬레이트로 만들었다. 실내 한 구석에는 팝콘 튀기는 기계를 놓아 영화관 분위기를 냈고, 명함에도 필름 디자인을 넣었다. 저녁에는 영화와 뮤직비디오 슬라이드도 상영한다.
재정이 확보되는 대로 할리웃 ‘명성의 거리’처럼 유명인들의 별 그림과 핸드프린트로 2층 계단을 꾸밀 계획이라고 업소측은 설명한다.
김기원 사장은 “타운에 워낙 커피샵들이 많은데 어떻게 하면 특이할까 고민하다 테마를 생각해냈다”며 “오픈한 지 얼마 안 돼 아직은 엉성하지만 ‘영화적 인테리어’로 보강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봄 6가 채프만 플라자에 문을 연 ‘감’은 갤러리를 테마로 한 갤러리 카페. 매장의 일부를 할애해 미술작품의 전시관으로 이용하고, 오래 된 가구와 램프, 식기 등 앤틱가구로 꾸민 카페에선 앤틱수집가들이 위탁판매를 하기도 한다.
유니스 김 사장은 “최근까지 갤러리와 계약을 맺고 그림을 전시했으나 이제 프리랜서나 유학생들의 좋은 작품들도 알아보고 있다”며 “참신하다며 반응이 좋고, 그림을 구입하는 손님도 많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월 오픈한 올림픽가의 ‘꽃길 찻집’은 야외 가든 테마로 눈길을 끌었으며, 웨스턴가의 ‘잼잼’은 뮤지션들이 즉흥연주를 펼치는 라이브 소극장을 표방했다. 또 윌셔가의 주점 ‘보충수업’ ‘봉숭아 학당’ 등은 인테리어를 책상과 칠판으로 꾸미고 교복을 입고 서브하는 등 80·90년대 교실을 소재로 하고 있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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