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인트 헬렌스 관광객들 강한 집착증세 보여
타주·외국서 오기도…“자석에 끌린 것 같다”
화산구경도 중독인가?
요즘 세인트 헬렌스 산 전망대에 몰려드는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그렇다’는 대답이 나올 만도 하다.
스위스 관광객인 콘래드 헤그너(34)는 지난 달 30일부터 매일 세인트 헬렌스를 찾아오고 있다. 비가 오나 구름이 끼나 개근한다. 언제까지 그렇게 찾아올지 자신도 모른단다.
처음 찾아온 날 수증기와 화산재가 치솟는 장면을 목격한 헤그너는 그 뒤 ‘오늘은 꼭 화산이 터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날마다 찾아오지 않을 수 없게됐다고 말했다.
헤그너 뿐이 아니다. 콜드워터 리지 방문자센터 전망대에 찾아오는 다른 관광객들도 대개 화산폭발의 순간을 놓칠지 모른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캘리포니아주 밸리 스프링스에서 온 켄 마샬은 “지난 80년 대폭발 이후 가본다, 가본다 하다가 겨우 찾아왔다”며 이번엔 폭발장면을 결코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로드 아일랜드주 프로비덴스에서 온 소설가 데이브 브라운(62)도 목에 카메라와 쌍안경을 건채 구름 속에 가린 분화구를 바라보며 “자연의 역사적 순간을 놓치지 않겠다”고 별렀다.
지난 3일 캘리포니아주 샌호제에서 차를 몰고온 마티아스 반 히즈만스(58)는 “화산은 아름다움이요, 힘이요, 지구의 에너지며, 대지의 출생이자 그 파멸이기도 하다”고 예찬하고 “나에겐 강력한 자석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의 스테이션 왜곤 범퍼 번호 판에는 화산을 뜻하는‘VOL K NO’라는 문구가 쓰여져 있었는데, 풍경사진 교수인 그는 동료 교수들에게 이번 주 수업을 떠넘기고 워싱턴주로 부랴부랴 달려 올라왔다고 말했다.
히즈만스는 화산을 보기 위해 70년대에 아예 하와이로 이사까지 했었고, 83년엔 헬리콥터를 타고 세인트 헬렌스 산 분화구에 내려 폭발 3년 후의 현장 사진을 찍다가 이번처럼 수증기가 두차례 분출하는 바람에 얼음 동굴 속으로 대피하기도 했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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