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구두 토론 웹사이트’ 북적… 제품정보등 “건질것 많아”
클래식 정장에서 구두 광내기 요령까지 내용도 다양
최근 몇년간 대중문화의 영향으로 도시 여성들사이에 명품족이 늘었지만, 제아무리 515달러짜리 마놀로 블라닉 구두를 신고 내년 여름에 나올 프라다 원피스를 올 가을에 주문하는 멋쟁이일지라도 전세계의 사치품 소비자들과 인터넷에서 구두의 밑창을 꿰매는 기술 같은 일에 관해 토론하는데 자기 시간을 쓰는 여성들은 별로 없다.
인터넷에서 옷과 구두에 더 집착하고 있는 것은 남성으로, 인터넷에는 지난 2~3년 사이에 대여섯개의 웹록과 인터넷 토론 사이트가 생겨 클래식 남성복의 세계에 흠뻑 빠져 있는 남성들에게 대화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그중 Styleforum.net은 1,100명, AskAndyAboutClo thes.com은 1,600여명이 가입해 최대 규모를 이루고 있는데 회원들은 갓 취직한 대학 졸업생, 은행의 중견 간부, 변호사와 금융가들로 이밖에 소수의 맞춤 남성복 재단사들이 참가해 상담도 해주고, 문제가 된 특정 재단 및 봉제 방식에 대해 변호도 하고 안내도 한다.
두 사이트 모두 남성복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 시작하지는 않았다. 2년전 스타일포럼을 만든 제레미 잭슨(25)은 시애틀의 건설회사 사무실 매니저로 옷을 조금 좋아해 GQ 잡지가 운영하는 온라인 패션 포럼에 참가하다 하도 참가자들이 흥분해 싸우는 일이 많은 것이 싫어 자기 사이트를 만들었다.
애스크앤디의 앤디 길크리스트(60)는 레돈도 비치의 TRW에서 은퇴하고 2년이 지난 2001년에 이 사이트를 만들었다. 평소 패션에 상당히 집착하지만 1,000여달러짜리 구두를 사본 일은 없다는 그는 옷이 너무 좋아 TRW 근무중 주말에 ‘폴로 랄프 로렌’ 지점에서 세일즈맨으로 일하기도 했다. 6년중 5년간 탑세일즈맨이었던 그는 타이만 300개를 갖고 있다.
이들 사이트 참가자들은 옷이나 구두의 스타일이나 구조, 장점만이 아니라 큰 돈을 들여 구입한 옷이나 구두의 유지 관리에도 관심이 많다. 1786년에 침몰한 덴마크배에서 건진 러시아 사슴 가죽으로 만든 1,500달러짜리 영국제 구두의 유래와 소유주에 관한 글과 토론에도 회원들이 모이지만 가끔씩 구두에 광을 내는 법에 대해 그대로 한 결과를 보여주는 사진을 곁들여 회원이 글을 올리면 구두 관리에 대한 토론이 11페이지나 이어지기도 한다.
가장 인기있는 화제는 여전히 양말 색깔을 구두 색깔에 맞출지, 바지 색깔에 맞출지이다. 물론 정답은 바지 색깔에 맞춰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고 불필요하게 발목에 눈길을 끌지 않게 하는 것이다.
때로 찬탄할만한 스타일의 저명 인사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달 초 스타일포럼에서 CNBC의 토크쇼 호스트 래리 커들로우가 화제가 됐을 때는 지난 12년간 그의 양복을 지은 재단사 레너드 록스데일이 글을 올려 온갖 궁금증을 풀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호사가들이 사치하는 곳으로 여겨지는 이 사이트들은 사실 품질과 가격에 관한 정보를 전파함으로써 남성복계를 민주화시킨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알라배마주 윌슨빌에 사는 앨런 코넷 목사(34)는 회원들끼리 e베이에 나온 좋은 매물, 놓쳐서는 안될 세일에 관한 정보를 주고 받는 가운데 얻게 된 지식 덕분에 값은 싸도 질은 좋은 옷을 고를 수 있게 되고, 자신이 이제까지 셔츠 소매를 너무 짧게 입었음을 깨닫고 고치게 됐다고 말했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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