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물가’속에서도 제자리 혹은 뒷걸음질치는 물가도 있다. 10년전 최저 10달러이던 헤어컷 요금은 최근 8달러까지 떨어졌다.
남자 헤어컷 최저 7달러대까지 나와
버스관광 요금 4년새 30~50% 내려
10년 전 타주로 이주했다 올 초 LA로 돌아온 윤모씨는 얼마 전 타운내 ‘무궁화 미용실’을 찾아 ‘기분 좋은 경험’을 했다. 이 업소의 헤어컷 요금이 그가 10년 전 다닐 때와 변함없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기 속에서 ‘먹고 입는’ 소비까지 줄이는 판에 우리 같은 서민에게는 희소식 아니겠느냐”는 것이 윤씨의 말이다.
해마다 각종 물가는 앞 다퉈 뛰고 있지만 한인타운 주변에는 제자리 혹은 뒷걸음치는 물가도 있어 서민들에게 ‘위안’을 주고 있다. 미용료를 비롯 관광요금, 한국행 항공료 등이 대표적인 경우. 남자 헤어컷 요금은 10여년전 최저 10달러선이었으나 최근에는 7-8달러대까지 등장했다. 12년째 남녀 헤어컷 요금을 10달러로 못 박은 ‘무궁화미용실’의 폴 안 사장은 “그 때도 웬만한 업소의 요금은 15-20달러 정도였다”며 “오픈 초 ‘박리다매’ 차원에서 낮은 가격을 제시했는데 그 요금이 현재까지 갈 줄은 몰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몇 년 전만해도 손님들이 1-2시간 기다리는 것은 예사일정도로 붐볐으나 요즘은 워낙 싸게 치고나오는 곳이 많아 솔직히 예전만은 못하다”며 “그래도 당분간 요금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0년 넘게 ‘요지부동’이던 타운 관광업체들의 요금은 오히려 최근 3-4년 새 큰 폭으로 떨어졌다. 버스 관광요금의 경우 30-50%는 낮아졌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 실제 10년 전과 비교, 세도나 2박3일 코스는 129-149달러에서 69-99달러로, 모뉴멘트밸리 3박4일 코스는 350-400달러에서 269-299달러로 저렴해졌다. ‘아주관광’의 박평식 사장은 “그나마 현상유지를 하던 요금체계가 9.11테러와 SARS 파동 등 잇단 악재로 무너졌다”며 “하지만 요금이 다운되면서 관광인구가 늘어나는 등 수요를 끌어올린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수익률은 10년 전 전체 매출대비 10%대에서 3-5%로 추락했다”고 덧붙였다.
큰 변화 없는 한국행 항공료도 모국을 자주 찾는 한인들에게는 만족스런 경우. 35년 전 대한항공의 LA 첫 취항 당시 왕복항공료는 650-750달러. 이후 이 요금은 80년대 말까지 이어졌으며 90년대 중반 소폭 인상된 후 현재의 800-1,000달러대에 이르고 있다. 35년전 개스 값이 갤런당 46센트에서 현재 2달러50센트로, 한인마켓에서 한 카트 가득 장을 볼 때 드는 돈이 20달러에서 100달러정도로 약 5배 정도 치솟은 것과 비교하면 ‘무시해도 좋을 정도’.
대한항공의 김명락 차장은 “30년 전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적어 비쌀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88올림픽이후 여행자유화 조치가 시행되면서 수요가 폭증, 비용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고유가 사태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 요금 인상 요인은 계속 발생하지만 업계 특성상 쉽사리 결정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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