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수동적으로 만들어 두뇌발달 지장
블럭·찰흙 등 ‘덜 복잡한 것’이 좋을수도
자기 자식이 성공하기를 바라지 않는 부모는 없다. 태교부터 신경 쓰는 부모들의 마음을 겨냥하여 장난감 회사들은 마치 어린 아기가 그것을 갖고 놀면 남들보다 IQ가 높아져 아이비리그 대학으로 곧장 들어가기라도 할 것 같은 분위기를 잡으며 ‘베이비 아인슈타인’‘브레이니 베이비’ 따위의 이름을 붙인 하이텍 장난감, 비디오등을 내놓고 있다. 출생후 첫 3년간 두뇌발달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부모들이 늘어남에 따라 자기 제품이 아기의 지적 발달에 없어서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는 회사들도 많아졌다.
그러나 그에 대한 아동발달 전문가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그런 신식 장난감이나 비디오를 갖고 논 아이가 구식 빌딩 블록이나 인형을 갖고 논 아이보다 지적 능력이 더 뛰어남을 보여준 사례는 아직 없기 때문이다. 생후 첫 1년간 특정 자극을 받지 못한 아기가 평생 완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는 더러 있지만 자극을 더 준다고 해서 아기가 더 똑똑해졌다는 증거도 없었는데, 전문가들은 장난감이 자칫 아기의 발달에 해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아이들을 상상력이나 문제해결 능력이 아니라 암기에만 치중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대 어린이연구소의 캐슬린 킬리 굴리 교수는 “어떤 장난감은 너무 재미있어 아이를 수동적 관찰자로 만든다. 장난감이 노래도 하고, 사진도 보여주는등 북치고 장구치고 하기 때문에 아이는 할 일이 없다”고 말한다.
아기의 두뇌는 생후 첫 3년간 그 어느때 보다 빨리 성장하며, 이후에도 성장은 계속되지만 그 속도는 훨씬 느리다. 따라서 그 기간에 한 학습은 다음 단계 학습의 기초가 되어 중요하다는 것인데, 그 첫 3년동안 심한 결핍을 경험한 아이중 일부는 평생 그 결핍을 극복하지 못하지만 일부는 더한 역경 속에서도 훌륭하게 극복한다. 아울러 그 기간 많은 자극을 받았다고 나중에 지능지수가 더 높아진다는 증거도 없다. 지능지수 역시 유전과 환경중 어느 것의 영향을 더 받는지에 대해서도 학계에 이견이 분분한 상태이다.
연구자들은 어느 특정 학습용 장난감이건 그 혜택이 분명히 밝혀진 것은 없다는데 동의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아이가 무엇이라도 배우게 하려면 아이를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장난감이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즉 가장 쓸모있는 장난감은 어린 아이가 가장 많이 활동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어린이의 건강한 발달을 돕는 비영리단체 ‘제로 투 쓰리’의 아동발달 전문가 클레어 러너는 말한다. 아이들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몸과 마음을 더 많이 사용할 수록 더 많이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단순한 장난감보다 가격도 훨씬 비싼 요즘의 일부 하이텍 학습용 장난감은 그 자체가 너무 많은 것을 해,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수동적으로 지켜 보게만 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 기억력을 키우는 장난감은 문제해결 능력의 발달을 장려하지 못한다.
“놀이야 말로 아이들의 일로 그 목적으로는 블럭, 인형, 끄는 장난감, 찰흙, 크레용과 종이 같은 기본적이고 전통적인 장난감들이 가장 좋다”고 매릴랜드대학에서 가르치는 아동정신과의사 마이클 브로디 박사는 말한다. 장난감이 덜 복잡할 수록 아이들이 융통성있게 가지고 놀 수 있다는 것이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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