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할아버지, 복부 지방제거 수술(Liposuction) 좀 받으셔야겠어요.” 부부, 연인, 절친한 친구간에 보톡스 주사, 주름제거 성형, 지방제거 수술, 치아표백, 심지어는 유방확대 수술을 위한 선물권을 연말 선물로 주고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마음을 주고받는 가까운 사이에는 원래 넥타이나 다이아몬드 귀고리 등 이미지 개선 선물이 전통적으로 인기였다. 그러나 연중 몇 번 걸치지도 않는 털코트나 금은보석보다는 1년 365일 보여줘야 하는 피부나 얼굴 또는 몸매 성형이 더 좋은 선물이라는 것. 새로운 ‘성형 선물권’ 실태를 살짝 엿보기로 하자.


보톡스 주사·주름 제거·치아표백등 인기
의사 선택 권한없고 강제성, 비판적 시각도

처음엔 스파 선물권으로부터 출발했다. 스파협회에 따르면 고객의 25%가 선물권을 들고 오는 사람들이다.
요즘엔 메디칼 스파가 생기면서 이곳에서 보톡스 주사, 얼굴주름 당겨 올리기, 입술 부풀리기 등 미용성형도 함께 함으로써 메디칼 스파 선물권을 매입하면 일반 스파는 물론 성형도 함께 할 수 있다.
배우자에게 주름제거 성형 수술과 친구에게 피부표백 선물권을 선물하는 고객이 늘어남으로써 일부 메디칼 스파와 성형의사들은 선물권, 쿠폰 등으로 연말 할인 판촉까지 나서고 있다.
캘리포니아 스튜디오 시티의 벨르 비세이지 데이 스파는 주로 보톡스와 기타 주름완화 주사를 놓고 있는데 지난 10월부터 선물권(gift-certificate)을 발매한 결과 이미 60개를 팔았으며 이를 액수로 환산하면 1만8,000달러어치다.
라스베가스의 한 성형외과 의사는 얼굴주름살 당겨 올리기 선물권을 근사하게 말아서 은빛 리번까지 메달아 판매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 밑에서 돋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성형 선물권이 연말 선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는 가격이 내려감으로써 일반화되고 있는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보톡스 주사는 현재 평균 375달러로 2002년에 비해 9%가 내려갔고 심지어 가격이 좀 높은 성형수술비를 융자해 주는 금융기관까지 생겨 영화배우나 돈 많은 스타들이나 하던 성형수술이 일반 소비자에게도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캐피탈 원은 최근 성형수술비 융자를 시작해 금융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성형수술 선물권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선물권을 받는 사람이 의사를 선택할 수 없으며 이미 돈을 지불했기 때문에 원하지 않아도 해야 하는 강제성이 있어 자칫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관계를 악화시킬 우려도 있다. 선물권 매입 전 받는 사람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석창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