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지사망을 통해 본 경제네트웍
이민 100주년의 전환점을 지나 새로운 이민사를 써가고 있는 미주 한인사회는 인구 증가와 더불어 경제력도 날로 커지고 있다. 지역적으로도 전통적인 한인 밀집지역인 남가주나 뉴욕 일원 이외에도 미국내 주요 도시들에서 한인들의 경제활동이 이뤄지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한인사회는 미 전역에 뻗어나가고 있다. 한인들은 각 지역별로 한인타운을 형성하고 상권을 넓혀가고 있으며 몇몇 도시에서는 전반적인 확장붐을 타고 한인 경제권이 날로 커가고 있는 추세다. 전국의 한인경제 네트웍 현황 파악 및 발전 방향 모색을 위해 미 전국을 커버하고 있는 본보 지사망을 통해 2005년 현재 전국 주요 도시의 한인타운과 한인 경제 현황, 발전 전망 등을 살펴본다.
<정리-김종하 기자>
워싱턴DC- 센터빌 주거지 부상
애틀랜타- 뷰포드·둘루스 중심
SF- 실리콘밸리에 새 상권 형성
시애틀- 수산업 무역 진출 활발
하와이- 호놀룰루 상권 와이키키로 확산
시카고- 세탁업이 주업종… 70% 차지
달라스- 해리 하인스가에 ‘아시안 특구’
휴스턴- 롱포인트·하윈지역이 양대 축
■워싱턴DC
워싱턴DC 인근 애난데일 한인타운의 상가. 건물주와 입주자들이 모두 한인 비즈니스로 이뤄져 있다. <워싱턴DC-이창열 기자>
수도인 워싱턴DC 지역 한인 인구는 인근 버지니아주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지역을 합쳐 15만∼20만정도로 추산되고 있어 미국내 상위 한인 밀집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지역 한인타운은 워싱턴DC에서 서쪽으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애난데일에 약 15년전부터 형성됐다. 이곳에는 한인 식당들과 한의원, 약국, 부동산, 각종 소매 업소는 물론 변호사, 회계사 사무실 등 한인 전문직 비즈니스들도 밀집해 큰 규모의 한인 상권을 이루고 있으며 최근까지 계속 성장하고 있다.
워싱턴DC 지역 한인 비즈니스는 대략 5,000여개 업소로 한인들이 주로 종사하는 업종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세탁소와 리커스토어가 많고 건축업과 목수직, 루핑업 등이 많으며 최근 DC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가열되면서 부동산과 융자업체의 수도 크게 늘고 있다.
이곳 한인 경제는 연방정부 관련 직종이 많아 경기를 크게 타지는 않는 편이다. 대표적인 한인 기업으로는 식품·마켓업체인 리 브라더스(대표 이승만)의 본부가 메릴랜드에 위치해 있으며 STG(대표 이수동), JK인터내셔널(대표 김재욱) 등 컴퓨터 관련 업체들, 그리고 한국식 마켓 체인인 그랜드마트(대표 강민식) 등이 있다.
한인 은행으로는 뉴욕에 본부를 둔 우리아메리카 은행의 지점이 2곳 진출해 있으며 남가주 은행으로는 나라은행, 중앙은행 등의 대출사무소가 운영중이다.
거주지역으로는 우수한 학군으로 전국적으로 알려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에 한인들이 몰려 있으며 이에 따라 이 지역 센터빌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인 거주지가 외곽으로 확대되는 추세로 버지니아주 스프링필드와 알링턴 등이 부상하고 있고 메릴랜드주에서는 실버스프링과 락빌 등에서 게이더스버그, 저먼타운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애틀랜타
애틀랜타를 중심으로 한 동남부 지역 한인들이 함께 모여 연례 체육대회를 가진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애틀랜타-황재원 기자>
동남부 지역의 중심인 조지아주 애틀랜타는 인구 유입이 늘면서 새로운 한인 선호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지역의 한인 인구는 약 6만 정도로 파악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최대 10만에 이른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애틀랜타에는 약 10년전부터 뷰포드 웨이를 따라 한인타운이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지난 2004년부터 뷰포드에서 북쪽으로 10마일 정도 떨어진 둘루스 지역에 한아름 마켓이 진출하면서 둘루스 상권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곳 한인 비즈니스의 주요 업종으로는 식품점과 식당, 미용재료상, 세탁소 등이 있고 최근 조지아주 개발붐을 타고 한인 부동산 업소와 융자 업소 등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애틀랜타 지역은 한인 인구 증가와 함께 2004년부터 한아름, 아씨, 그랜드마트, 남대문시장 등 한인 마켓들이 잇달아 문을 열었다.
애틀랜타는 타주 인구 및 자금 유입 증가로 부동산 업종이 활황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몇 년새 뉴욕과 뉴저지, 메릴랜드 등 북동부 지역에서 애틀랜타 지역으로 이주하거나 투자용 부동산을 구입하는 한인들도 급격히 늘고 있다.
뷰포드와 둘루스 지역의 한인타운은 상권을 중심으로 형성된 반면 한인들의 거주지역은 학군이 우수한 알파레타와 마리에타 지역을 중심으로 인구가 늘고 있다. 이 지역 한인은행으로는 제일은행이 유일하며 남가주에서 진출한 중앙은행과 윌셔은행 등이 대출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새크라멘토에서 프레즈노까지 북가주 지역의 한인 인구는 센서스 공식 집계가 6만6,400여명이지만 실제로는 통상 15만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곳은 1990년대 중반까지 샌프란시스코 게어리 스트릿을 따라 한인 상권이 형성되면서 본격적인 한인타운으로 성장을 가능성을 보였으나 비싼 생활비와 소비 위축에 따른 영향으로 한인 상권이 다소 정체돼 있다.
샌프란시스코시 자체가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탄탄하지 못한 한인들에게 거주지나 사업지로서의 매력이 감소해가는 반면 최근들어 오클랜드와 실리콘밸리 일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오클랜드는 거주지보다는 비즈니스 여건이 좋아 텔레그라프 애비뉴 일대가 대체 한인상권으로 자리를 굳혔으며 샌호제와 샌타클라라 등 실리콘밸리 지역의 엘카미노리얼 일대에도 한인 상권이 형성됐다.
한인들이 주로 종사하는 분야는 세탁업이 단일 업종으로는 단연 최다이다. 현재 북가주한인세탁인협회 가입 업소의 수만 350여개 정도로 대략 1만명 가량의 한인 관련 인구가 활동하고 있다는 추산이다. 이밖에 비디오업소와 부동산, 식당, 보험, 식품점 등이 스몰 비즈니스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대표적인 한인 기업으로는 샌프란시스코 인근 브리즈번에 본사를 둔 남성의류 전문 기업으로 뉴욕과 북경에 지사가 있으며 연 매출액이 1억2,000만달러에 달하는 키잔 인터내셔널(대표 김시왕), 자동차 부품 수입 도매 업체인 재팬엔진(대표 이종규), 그리고 이종문 회장의 앰벡스 벤처그룹 등이 있으며 실리콘밸리에는 40여개의 한국 IT 기업 등 한인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다.
거주지보다는 상권이 큰 오클랜드 이외에 한인 거주지로 부상하고 있는 곳은 실리콘밸리와 프리몬트와 플레젠튼 등이다.
■시애틀
시애틀 지역 새로운 한인 상가인 부상한 플라자의 모습.
<시애틀-김현숙 기자>
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워싱턴주 한인 인구는 4만 정도이나 유동인구를 포함, 약 10만 정도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애틀 지역은 그간 경기 둔화로 타주 이주율도 높지만 투자이민이나 유학 등 한인 신규 유입도 많아 한인사회 규모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I-5 프리웨이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길게 뻗은 시애틀시 지역은 뚜렷한 한인 밀집 상권은 없지만 시애틀 남쪽 1시간30분 거리의 타코마 인근 레이크우드에 한인타운이 형성돼 있으며 시애틀과 타코마 중간 지점인 페더럴웨이에도 한인 인구 및 업소들이 급증하고 있다.
시애틀 지역은 다른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마켓과 세탁소 종사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특히 테리야키 식당을 운영하는 한인들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테리야키 식당은 3만∼5만달러의 자본에 영어가 부족해도 가족끼리 운영하기 쉬운 업종이라 초기 이민자 또는 E-2비자용으로 성행하고 있다. 또 최근 관광객들이 늘면서 모텔 비즈니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시애틀은 알래스카 어장을 중심으로 한 수산업의 중심기지로 수산업 무역 업종 및 무역 관련업에 진출해 활동하고 있는 한인 비즈니스도 많은 편이다.
이 지역에는 워싱턴주 한인들의 자본으로 세워진 PI은행(서북미 한인은행)이 3년째 영업을 하고 있으며 LA에 본부를 둔 중앙은행과 새한은행이 지점을 설립하는 등 한인 은행들의 활동도 활발하다. 한인 거주지역은 학군이 좋고 마이크로소프트 등 하이텍 기업이 위치해 있는 벨뷰, 이사쿠아 등이 급부상하고 있으며 집값이 비싼 시애틀을 벗어나 신규 주택이 많은 시애틀 북쪽의 린우드, 머킬티오, 밀크릭 등으로 선호 거주지가 북상하고 있다.
■하와이
하와이의 대표적 한인 상권인 호놀룰루 키아모쿠 지역의 한인 업소 입주 상가 모습. <하와이-신수경 기자>
지난 2000년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하와이의 한인 인구(혼혈 포함) 공식 숫자는 4만1,000여명으로 이중 92% 이상이 호놀룰루가 있는 오하우섬에 거주하고 있다. 호놀룰루의 대표적 한인타운은 100여개 이상의 한인 업소들이 밀집한 키아모쿠 스트릿 일대에 형성돼 있으며 최근 그 영역이 점점 확대돼 와이키키 인근으로까지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03년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을 전후로 한인타운 일대에 한인이 소유한 상업용 부동산이 늘면서 한인업소들의 입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호놀룰루 한인 상권은 주로 식당과 선물업소, 의류점, 유흥업소, 통신기기, 전자제품, 비디오 대여점, 택시회사, 여행사 등이 골고루 분포돼 있어 원스탑 샤핑타운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9·11 이후 비자발급 강화 등으로 하와이 한인 관광업계는 타격을 입고 있지만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식 식당과 한국산 화장품 판매점, 비디오·DVD 업소, 미용업소, 한국식 목욕탕 등이 로컬 주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하와이의 한인 경제는 한인 업소들이 종전 키아모쿠 지역 밀집 형태에서 오아후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주류시장 공략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현재 하와이의 대표적 한인 업체들로는 투고 전문 한식 프랜차이즈 성공으로 하와이 전역은 물론 일본까지 진출한 야미바베큐(대표 피터 김), 한국 음식 및 식품 도소매업으로 주류사회에 뿌리내린 팔라마 수퍼마켓(대표 임효규), 하와이 전통 의상 원단 제조 및 판매업체로 하와이 원단시장을 장악한 페이브릭마트(대표 이영배) 등이 있다.
또 순수 하와이 한인들의 자본으로 자체 은행 설립이 추진되고 있어 하와이 한인 경제 발전에 또다른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시카고
로렌스 길을 따라 한인업소들이 밀집돼 있는 시카고 한인타운에는 한복집과 서점 등이 들어서 있다. <시카고-이경현 기자>
시카고를 중심으로 한 일리노이주 한인 인구는 공식 센서스 집계가 약 5만명 정도로 나와 있으며 이중 시카고 거주자가 가장 많고 시카고 교외의 스코키에도 한인들이 밀집해 있다.
시카고의 한인 중심 상권은 일리노이주의 대표적 간선도로인 90번 고속도로가 지나는 로렌스 길 지역으로 이 고속도로 입출구에는 코리아타운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이곳에는 100여개 이상의 한인 업소들이 자리잡고 있다.
한인들이 종사하는 주 업종은 역시 세탁업으로 세탁업계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밖에 식당 등 요식업소와 미용재료상 등 잡화업 등이다.
금융분야에서는 현지 은행 이외에도 남가주의 중앙은행이 현지 은행을 인수해 최근 시카고 한인타운 지역으로 지점을 열어 진출했다.
최근 한인 유입이 늘고 있는 지역은 우수 학군으로 이름난 시카고 북부 글렌뷰와 노스브룩 등이 있고 신흥 도시인 마운트 프로스펙트, 호프만 에스테이츠, 알링턴 하이츠, 버펄로 그로브 등에도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달라스
달라스의 한인 도매상가들이 밀집해 있는 해리 하인스와 로얄 레인 코너 입구에는 ‘아시안 무역 특구’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달라스-정광원 기자>
달라스와 인근 포트워스를 합쳐 한인 인구가 5만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 이 지역은 한인 도매업과 무역업이 성장하는 지역이다.
달라스의 한인 상권은 해리 하인스 블러버드와 로얄 레인 교차로를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뻗어 형성돼 있으며 달라스 교외에도 갈랜드, 어빙 등 한인 상권 밀집지역이 있다. 해리 하인스와 로얄 레인 교차 지점에는 한인 상권을 나타내는 ‘아시안 무역 특구’라는 표지가 붙어있기도 하다.
한인들의 주 업종은 세탁소가 약 450여개로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도넛 가게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또 의류, 잡화, 보석, 가방, 스포츠웨어, 미용재료상 등 도매 업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밖에 청소업은 주류사회에서도 인정하는 업종으로 자리잡았고 부동산, 융자, 보험, 증권, 여행사, 비디오 대여, 병원 등이 산재해 있다.
한인 금융권으로는 현지 설립된 중앙은행(남가주 중앙은행과 별개)이 있으며 최근 남가주의 윌셔은행이 풀서비스 지점을 개설해 진출했다.
■휴스턴
한인 도매업체들이 밀집한 휴스턴의 대형 도매상가 모습.
<휴스턴-김병기 기자>
휴스턴에는 약 3만여명의 한인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휴스턴의 한인 상권은 70년대 중반부터 한인들이 사업체를 열면서 업소수가 꾸준히 증가해 온 롱포인트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으며 80년대 들어 하윈 지역에 한인 도매상들이 입주하면서 새 상권이 형성됐다.
롱포인트에만 50여개가 넘는 한인 업체들이 영업을 하고 있으며 이곳의 주요 업종은 식당, 그로서리 마켓, 미용실, 여행사, 보험, 비디오 대여, 기타 유흥업소 등 주로 소매업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하윈 지역은 하윈 드라이브 3마일 구간에 400여개의 도매상들이 밀집해 휴스턴 최대의 도매상가로 부상했다.
이밖에 휴스턴에는 현대그룹의 건설과 상선, 중공업, 강관, 삼성의 물산, 엔지니어링, 전자, 전기, 중공업, LG전자, 한진해운, 대우조선해양 등 한국 기업들의 상사로 진출해 있다.한인 거주지역은 휴스턴 전역에 산재해 있지만 우수 학군인 메모리얼과 케이티 지역 등에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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