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학 전문 영역가 풀턴 교수, 시애틀서 낭독회
“영어권 번역작가들과 꾸준한 협동작업 벌여야 성공”
중앙도서관서 황순원 소설 영역판 소개
한국엔 노벨 문학상 수준의 작가가 많지만 이들의 작품을 번뜻하게 영어로 옮길 전문 번역가가 부족하다고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대학(UBC)의 브루스 풀턴 교수가 지적했다.
그동안 백여 편의 한국문학 작품을 번역, 한국 문예진흥원의 제 1회 한국문학 번역상을 수상하기도 한 풀턴 교수는 자신의 생일이 한글날이라며 “죽는 날까지 한국문학을 번역하겠다”고 다짐했다.
UBC에서 한국문학 및 번역학을 강의하는 풀턴 교수는 지난 22일 저녁 시애틀 중앙 도서관에서 황순원의 소설‘나무들 비탈에 서다(Trees on a Slope)’영문 번역판을 낭독했고 부인 유주찬씨는 한글판 원본을 낭독했다.
풀턴 교수는 서울에서 평화봉사단원으로 일했던 1979년 황 작가와 만날 기회를 가졌고 그의 단편 소설들을 읽은 뒤 매료돼 황씨 뿐 아니라 다른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번역하는 작업에 뛰어들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황 작가의‘나무들 비탈에 서다’는 이미 한국에서 번역됐지만 다시 한 번 미국에서 번역하고 싶었다며 번역 작업에 2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풀턴 교수는“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많이 번역했는데 황 작가의 작품, 특히 단편들은 군더더기가 없으면서도 유려한 최고 수준”이라고 상찬했다.
그는“비영어권 작가들의 노벨 문학상 수상 비결은 영어권 번역작가들과 수 십 년간 꾸준히 벌이는 협동작업”이라며“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손색이 없는 많은 한국 작가들이 호흡이 잘 맞는 영어권 번역 작가들을 만나지 못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번역 과정에서 영어권 독자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자기해석을 통해 재창조하는 것이 번역작품의 또 다른 예술세계라 강조한 풀턴 교수는 자신이 이처럼 한국 문학 작품을 번역하게 된 것은 한글날 태어난 자신의 태생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고 농담했다.
풀턴 교수는 자신의 한국문학 작품 사랑이 영어권 독자들에게도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풀턴 교수는 한국 여류작가 작품들을 번역한 단편집‘별사(Word of Farewell)’를 비롯, 이효석의‘메밀꽃 필 무렵’, 김동리의‘화랑의 후예’, 조세희의‘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등 100여 편의 번역작품과 10여 편의 단편집을 냈다.
/방동철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