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게 제12기 민주 평화통일 자문회의 LA 지회장을 맡게 되었다. 이는 개인의 영광이라기보다 LA 한인 사회의 경제적 젖줄 역할을 하고 있는 의류업계의 기여도를 한국 정부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더 큰 기쁨과 책임감을 느낀다.
지금 한반도는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6자 회담과 남북 교류 협력 강화 등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제12기 평통이 출범하면서 앞으로 평통 위원으로서, 또 해외 한인 이민자로서의 역할에 많은 변화가 예고된다. LA 평통 위원으로 위촉된 111명의 각계 각층을 대변하는 기능을 갖춘 위원들 각자가 그 어느 때보다 본연의 책임과 새로운 변화에 대처하는 올바른 역사 인식에 민감해야 할 것이다.
우리 한인 사회는 평통이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하고 평통 위원들도 한인들에게 이를 이해시킬 수 있는 철학을 바로 정립하는데 많은 공부와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6차 회담 개최가 다가오고 있지만 주변강대국(중국. 일본, 러시아)의 소극적인 자세와 미국의 대북관이 부정적인 것을 감안할 때 성공을 낙관만 할 수는 없다. 이럴 때일수록 해외에 있는 한인의 역량과 능력이 남북 화해, 나아가서는 통일을 위해 크나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이와 관련,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해외, 특히 미국의 유대인들이다. 현재 미국 내 유대인 수는 600만을 헤아린다. 이스라엘 인구가 600만이니까 거의 본국과 맞먹는 숫자의 유대인이 미국에 살고 있는 것이다. 미국 내 유대인들은 바다와 같은 아랍권에 둘러싸여 있는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해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다.
미국이 해마다 수십 억 달러의 각종 원조를 이스라엘에 제공하고 정치, 군사, 외교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모두 미국 내 유대인의 막강한 영향력 때문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들이 이스라엘의 독립과 발전에 기여한 것에 대한 평가는 우리 해외 한민족의 귀감이며 앞으로 우리 나갈 방향을 제시하는 시금석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주 한인들도 지금까지의 경제적 성장을 바탕으로 조직을 정비해 정치적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다. 물론 인구나 역사적으로 유대인보다 후발 주자인 우리가 그를 따라 가기에는 오랜 시일이 걸리겠지만 ‘천리 길도 한 걸음’이라는 속담처럼 지금부터 이를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 해외 평통자문위원의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민주 평통”이라는 슬로건처럼 준비된 평통자문위원으로서의 자세를 위해 다음과 같은 계획을 세워본다.
첫째, 통일 아카데미를 시작으로 평통 위원과 한인 사회를 위해 세미나 학술회의 토론 및 발표회 등을 통한 전문적인 강사가 남북 교류 활성화 등 민족 통일의 초석을 다지는 장을 마련한다.
둘째, 북한과의 인적 교류 및 경제 협력을 통해 서로 이해와 공존의 힘을 키워 나간다.
셋째, 차세대의 한반도를 보는 시각 개선에 역점을 두어 참여의식을 높이고 차세대 지도자 발굴에 노력한다.
넷째, 주류사회와의 관계 우호증진을 위한 활동을 추진한다.
다섯째, 대북 정책 자문을 위한 기본 역할을 활성화시킨다.
지금까지의 미주 지역 평통은 평화 통일을 위한 정책 제시보다는 한인 사회 주요 인사들의 친목회 같은 느낌을 준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의 평통은 한인 커뮤니티의 발언권을 강화,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하고 남북 교류를 돕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한인 커뮤니티의 적극적인 성원과 참여를 기대한다.
신남호
LA 평통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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