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 등뒤에서 은행비밀번호를 훔쳐보고 있다.’
프리몬트에 거주하는 김모(회사원)씨는 지난 26일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 은행에 갔다.
점심 시간이라 사람도 많고 줄도 길었다.
시간에 쫓기던 김씨는 자신의 차례가 되자 재빨리 카드를 현금인출기(ATM)에 넣고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등뒤에서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건 생각도 못한 채, 하던 대로 무신경하게 돈을 지갑에 넣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 순간 비교적 말끔하게 차려입은 남성이 타 지역에서 왔는데 길을 잃었다며 산호세로 가려한다고 김씨 앞에 지도를 펼쳐 보였다.
이 남성이 지도에서 전혀 엉뚱한 지점을 손으로 짚으며 이쪽 방향으로 가야하느냐고 묻자, 김씨는 친절하게 이쪽이 아니라 반대방향이라며 지도를 보면서 찬찬히 설명해 줬다.
그는 길을 알려준 후, 차에 시동을 걸고 한 블록 정도 운전을 하다 허전한 느낌에 뒤주머니를 만졌다. 지갑이 없어진 것이었다.
혹시 차안에 떨어뜨려는 지 몰라 이리저리 둘러보았지만 지갑은 없었다.
은행으로 다시 돌아가 주변을 찾아보고, 급기야는 은행직원에게 카드를 잃어버렸다고 분실신고를 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누군가 이미 400달러를 인출해 간 후였다.
김씨는 황당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신의 주의력을 탓하기도 했다.
3∼4명으로 조직된 이들은 타깃을 정해 그 뒤에 서서 비밀번호를 알아내고 길을 묻는 척 접근한 후, 주위를 분산시키기 위해 큼지막한 지도로 시야를 가리고 지갑을 몰래 빼내는 수법을 사용했다.
설마 누가 내 비밀번호를 훔쳐 볼 까하는 방심이 결국 화를 불러왔다.
이외에도 고급승용차를 타고 은행에 오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산호세에 사는 이모씨는 돈을 찾으러 은행에 들어간 사이 범인들이 미리 차바퀴를 펑크낸 후, 그가 돌아와 시동을 걸 때 ‘바퀴에 바람이 빠졌다’고 알려줘 차에서 내리도록 하는 수법에 당했다.
이들은 이씨가 바퀴를 살펴보는 틈을 타, 다른 일당이 그의 가방을 훔쳐 달아나 버렸다.
이처럼 범인들이 쓰는 수법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지능적으로 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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