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善動敵者, 形之 , 敵必從之, 予之, 敵必取之, 以利動之, 以卒待之
(고선동적자, 형지, 적필종지, 여지, 적필취지, 이리동지, 이졸대지)”

병세편에 나오는 말로 적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장수는 자기 쪽이 혼란스럽게 보이도록 하여 내심 적으로 하여금 작전에 말려들게 하고, 또 적에게 작은 이익을 주면 적은 반드시 이를 빼앗으려 하므로 기다렸다가 친다는 뜻이다. 즉, 적에게 빈틈을 보이면 적은 반드시 유도하는 대로 하므로 적을 전멸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골프에 대입하면 나는 골프코스가 되고 적은 골퍼들이 된다. 즉, 골프 코스가 빈틈을 보여 골퍼들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버디 뒤엔 보기가 온다, 보기는 줄 보기를 낳는다, 처음 가본 코스가 스코어가 좋다 등등은 골프 코스를 설계한 사람의 의도를 충분히 읽지 못해서 생기는 실수다.
크게 나누어 구릉 코스, 즉 산과 산 사이에 만들어져 있어 코스에 업촵다운이 심한 곳에서는 트러블 샷 요령을 시험하는 식으로 설계한다. 다시 말하면 발 위치에 따라 샷이 달라지고 오르막이나 내리막에 따라 클럽 선택이 달라져야 하는 것을 시험한다.
이에 비해 임간코스, 즉 홀과 홀 의 경계선이 높은 나무로 이어져 있는 코스에서는 그 높은 나무 자체가 3차원의 트러블이 된다. 그저 쳐다보는 것은 높이나 폭을 가늠할 수는 있겠으나 앞 뒤의 거리를 분명하게 파악하기 어려워 클럽 선택에 어려움을 주며 목표를 설정하기 힘들며 나무 밑에서 스탠스 잡기도 쉽지 않다.
또 하상코스, 즉 거의 평지 상태의 코스에 워터 해저드가 많은 곳은 거리감을 둔하게 만들고 넓은 듯하여 자신의 실력 이상의 샷을 하려고 하다가 벌타를 받기가 십상이다.
그러므로 코스를 알고 공략을 해야 타수를 줄일 수 있다. 설계자의 유혹에는 독이 들어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유응렬 프로
MBC- ESPN해설위원
<서울경제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