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물 만큼은 최소 사흘치 보관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지나간지 며칠이 지나도록 구호의 손길에 접하지 못한 뉴올리언즈 인근 피해자들을 보면서 그와 같은 비상 사태에 대비할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사실 연방비상관리청(FEMA) 역시 미국 국민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미칠 때까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최소한 2주는 견딜만한 준비를 해놓으라고 권고하고 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재앙에 대비하는 것은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천재지변으로 인한 비상시 대비책을 소개한다.
통조림·주스 여유있게
뉴트리션 바 등도 요긴
상비약 미리 챙겨놓고
신분·재산서류도 준비
■ 물
다른 준비는 아무 것도 안하더라도 최소한 마실 물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물은 값도 싸고, 보존 기간도 길지만 무엇보다도 사람이 물을 마시지 않고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의 일일 물 섭취량은 반 갤런이지만 일인당 하루 1갤런씩을 준비해 둬야 한다. 상수도가 사흘정도 끊길 것을 가정하고 충분한 분량을 시원하고 컴컴한 곳에 저장해 두도록 한다.
국제병물협회에 따르면 병물은 무기한 보존해도 되지만 1년쯤 지나면 플래스틱 때문에 맛이 나빠질 수 있다. 2개월마다 한번씩 새로운 물로 바꾸기는 별로 어렵지 않다. 냉동실에 자리가 있으면 물을 얼려둔다. 전기가 나가면 그 얼음덩어리가 냉장고속의 음식들을 하루 이틀 더 보존해 줄 것이다.
최악의 경우 식수가 떨어졌는데 동네 상수도원이 오염되거나 끊겼을 경우에는 수도를 잠그고 집안 워터히터나 변기 탱크 속에 든 물을 빼내서 먹을 수 밖에 없다. 물론 5분정도 펄펄 끓이거나 물 1쿼트당 표백제 두방울을 떨어 뜨려 정수를 시켜야 한다. 환경론자나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브리티시 버키펠드’나 ‘버클리’ 필터스로 알려진 정수장치를 추천한다.
■ 식품
식품을 수천달러어치씩 사서 집안에 쌓아둘 필요까지는 없을 것이다. 팬트리나 지하실에 통조림이나 주스병을 웬만큼 저장하고 있으면 서너주 정도는 견딜 수 있다. ‘탱’만 마시고도 2주는 살아 남는다고 영양학자는 말한다.
사실 홍수나 지진, 화재 같은 천재지변의 경우 집을 나와야할 가능성이 더 많다. 따라서 72시간 정도 견딜 휴대식이 더 필요할지 모른다. 결정적 순간에 자동차에 얼른 싣고 나올 수 있는 사흘치 식량의 핵심 개념은 부피는 작고 영양가는 높은 것이다. 냉동건조시킨 음식이면 완벽한데 깨끗한 물을 끓여 부어야 하는 것이 조금 성가시다.
어떤 사람들은 군대에서 사용하는 ‘밀즈 레디 투 잇’을 구입한다. 12끼가 들어 있는 한 상자에 73달러쯤 하는데 요즘은 품귀다. 뉴트리션 바도 좋다. 지방, 탄수화물, 칼로리가 높은 점이 바로 재앙시에는 플러스로 작용한다. ‘파워바 퍼포먼스 바’ 같은 제품에는 전해질이 들어 있어 물과 함께 먹으면 인체의 화학작용이 정상으로 유지된다. 고단백질 다이어트 음료도 조금 비싸긴 하지만 액체라는 장점이 있다. 섬유질과 포타슘이 많이 들어있는 야채주스도 마찬가지.
어린아기가 있는 집이라면 아기용 포뮬라를 잊지 말 일이고 음식을 조심해야 하는 당뇨병이나 신장병 환자 역시 특별히 신경을 써야한다.
■ 현금
홍수나 지진 경고를 듣자마자 당장 가까운 현찰지급기로 달려가야 한다. ATM에는 재앙이 시작되기 전에 가야지 전기가 끊어지면 소용이 없다. 가능한한 많은 돈을 꺼내야 물건값은 오르고 크레딧 카드는 사용할 수 없을 때 대비가 된다.
■ 커뮤니케이션
큰일이 날 때마다 셀폰은 거의 무용지물이다. 차라리 유선전화가 더 오래 버틴다. 전기가 끊어지면 데스크탑 컴퓨터는 당장, 랩탑은 배터리 수명이 다하면 역시 무용지물이다. 3,000달러짜리 위성 전화가 아니면 바깥 세상과 교신할 방법이 별로 없다. 그럴 경우에 대비해서 구글이나 야후등 어느 컴퓨터로나 접속할 수 있는 이메일 어카운트를 만들어 두고, 수동식 셀폰 충전기도 마련해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 약
여분의 약을 장만하려면 보험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의사와 상의하여 몇달동안 계속해서 일주일 먼저 새 약을 받는 식으로 몇주분의 여축을 하는 방법이 있다.
■ 서류
피신하기도 바쁜데 서류를 챙기기는 정말 어려울 것이다. 파이낸셜 플래너들이 항상 강조하는대로 남을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모든 재산관계 기록을 정리해 두었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출생과 결혼증명서, 입양서류, 주요 신분증명 번호, 은행 스테이먼트, 주택관계 서류, 크레딧 카드와 보험증서, 온라인 어카운트의 패스워드 등도 한데 모아 안전한 곳에 두었다가 집을 빠져 나와야할 때 얼른 들고 나올 수 있게 준비해 둔다.
■ 기타
응급처치용 약품들과 라디오, 다량의 배터리, 플래시라이트, 부탄 스토브, 쿨러, 텐트등 캠핑 장비도 유용한 물품들이다. 자동차의 라이터에 꽂아 가전도구에 전기를 공급할 어댑터도 마찬가지. 이 모든 물건들을 물에 뜨는 플래스틱 상자 안에 담아 둔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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