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을 태우면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분리 격리하는 방법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환경친화 화력발전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발전소는 환경운동가들도 환영하고 있다.
환경친화 화력발전소 ‘기대주’
‘아메리칸 일렉트릭 파워’(American Electric Power Co.: AEP)는 환경운동가들에게는 ‘악의 축’으로 불린다. 미국 내에 수십 개의 화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AEP는 다른 회사들보다 훨씬 많은 석탄을 땐다. 매일 화물칸 2,000개의 분량이다. 석탄을 불살라 전기를 생산하다 보니 온갖 공해를 유발한다. 수은 등 독성물질을 뿜어내고 산성비, 스모그, 지구 온난화도 촉진한다. 시에라클럽은 AEP를 “아주 더러운 회사”라고 비난한다.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 분리 격리, 환경운동가도 환영
개스값 급등하면서 차세대 화력발전 모델로 부각
1기당 12억달러, 종래 화력발전소보다 20% 비싸지만
중서부 탄광 활성화 등 경제 전반에 긍정적 효과 기대
AEP는 오하이오 강변에 적어도 화력발전소 2곳을 신설할 계획이다. 묘한 것은 환경운동가들이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을 기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AEP는 과거의 AEP가 아니고 다른 전력회사와도 거리를 두려 한다. 석탄을 사용하면서도 환경친화적인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이들 화력발전소는 개스로 발전기를 돌릴 때처럼 깨끗하다. 유황 같은 독성물질이 배출되는 석탄을 사용하는 데도 말이다. 온실개스 효과가 큰 이산화탄소의 배출도 쉽게 제거한다.
증기와 압축공기로 석탄에서 유황과 질소를 제거한다. 그리고 수소를 분리해 발전기로 보낸다. 수소가 개스 터빈에서 연소하면서 전기를 생산한다.
그리고 뜨거운 열을 발산한다. 열이 터빈을 통과하면서 물을 데워 증기를 만든다. 이 증기가 두 번째 터빈을 돌려 다시 한번 전기를 생산한다.
이론상으로는 듣기 좋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비용이 문제다. 같은 용량의 일반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보다 20% 이상 투입해야 한다.
발전소 1기당 12억 달러는 잡아야 한다. 게다가 같은 용량의 전기를 생산하려면 천연개스 발전기보다 4배나 커야 한다.
부시 행정부가 지난 8월 법제화한 에너지 법안으로 공사비의 일부를 택스 크레딧으로 처리한다고 해도 나머지는 소비자에게 부담을 지울 작정이다. 지금 오하이오 관계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지만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일 관계 당국이 승인하게 되면 환경친화 화력발전소가 지난 10년간의 정체상황에서 벗어나 상업화의 길로 접어들 것이란 기대가 있다.
오염물질을 쥐어 짜내는 이 발전소는 오염방지를 위해 1970년 제정된 대기정화법(Clean Air Act)으로 사양길에 접어든, 유황을 많이 함유한 석탄에 대한 수요증가를 부를 것이다. 또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의 화력발전소에도 일대 변혁바람을 불러올 수 있다. 그 파장이 지대하다는 뜻이다.
AEP의 새 화력발전소는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방출하는 대신 화학반응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추출해 지하에 격리시킨다.
환경친화발전소는 AEP의 환경보호 캠페인의 한 부분이다. 2004년 1월 AEP의 CEO를 맡은 마이클 모리스는 노후하고 비효율적인 발전소를 업그레이드하고 풍력 이용을 늘려, 화력발전소에서 생성되는 이산화탄소 양을 원천적으로 2010년까지 6% 줄일 방침이다. 아울러 35억달러를 투입해 유황이산화물과 같은 오염물질을 줄일 계획이다.
AEP의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투자자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0년께 수익이 1억7,500만달러 증가할 것이라는 게 월가의 전망이다. 발전기는 지난해 10억톤의 석탄을 썼다. 이 가운데 50%는 미국 내 소비용이다. 연방에너지부가 연간 1억달러의 예산을 들여 환경친화적 석탄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지만 1990년대 전력회사들에게 석탄은 푸대접 받아왔다.
그 대신 천연개스를 선호했다. 싸면서 오염배출을 막기 위한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미 전국적으로 개스를 이용한 발전소는 13만3,600메카와트 규모였고 석탄을 태운 화력발전소는 500메가와트 규모로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개스 값이 급등하면서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전력회사들은 천연개스 대신 석탄을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아직 핵에너지에는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적어도 115기의 화력발전소가 건설 중에 있다.
현재 미국 내 환경친화적 화력발전소는 2곳이 가동 중이다. 인디애나 테리 호티에 265메가와트짜리, 탬파에 260메가와트 규모다. 이 2곳은 1990년대 중반 에너지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건설됐다.
얼마 전 신시내티에 본부를 둔 전력회사 시너지(Cinergy)가 인디애나 에드워즈빌에 환경친화 화력발전소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서던 컴퍼니(Southern Co.)와 엑셀시어 에너지(Excelsior Energy)도 미네소타에 같은 종류의 화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 재원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석탄의 유용성이 부각되면서 한 동안 침체의 늪에 빠져 있던 중서부 지역의 탄광에 서광이 다시 비치기 시작했다. 지역 경제도 덩달아 살아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환경운동가들도 쌍수를 들도 환영하는 환경친화적 화력발전소가 미칠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떠들썩한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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