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약 2주간의 일정으로 브라질을 다녀왔다. 약 10여 명의 교우들과 함께 했던 단기선교여행이었다. 이번 선교여행의 목적은 의료나 구제에 있지 않았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되는 ‘브라질 현지 목회자 부부를 위한 내적치유 세미나’를 열어주는 것이었는데, 약 150여명의 현지 목회자부부가 참석을 했다.
브라질은 우리 한국이나 미국처럼 신학교육 제도가 체계적이지 못하다. 말하자면 목사 되기가 우리보다 훨씬 쉽다는 뜻인데 문제는 목사 되기가 쉬운 만큼 현장 목회가 쉽지 않다는데 있다.
우리가 주목한 것은 바로 이 부분이었다. 목회자 한 사람이 탈진에서 회복되면 한 교회가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물론 지나친 비약일 수 있지만 목회자가 영적으로 건강할수록 더 많은 영혼들을 주께로 인도할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은 좋았지만 이 일을 진행하기까지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우선 통역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문제도 있었지만 더 큰 염려는 우리가 마음의 상처라고 부르는 내면적인 아픔들이 저들에게도 있으며, 그 상처들이 그들의 삶에 큰 방해가 되고 있고, 더욱이 우리가 그들에게 과연 도움이 될 수 있을까하는 문화 차이에 대한 것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럴 수가!”였다. 우리의 상처가 그들의 상처였고, 그들의 아픔이 우리의 아픔이었다. 민족과 언어 그리고 생김새와 피부는 달라도 신음하고 절규하는 눈물의 내용들이 너무도 같다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함께 울고 웃으며 서로를 위로하고 돌아올 수 있었다.
“이럴 수가?”라고 놀란 두 번째 이유는, 미국 사람들처럼 키가 큰 브라질 사람들이 우리 한국 사람을 보면서 진심으로 우호적으로 대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대놓고는 못하지만 동양인을 은근히 무시하는 미국식 호의가 아니다. 한국인인 것이 이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가는 곳마다 대우, 삼성, 현대, LG, 등등의 한국 상표들이 도로를 장식하고 있었고, 이러한 물건은 그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고국의 “역대 대통령들 정치 잘못했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을 말리고 싶을 정도였다. 잘했든 못했든 그분들이 재임하는 동안에 한국의 국력이 이처럼 눈부시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잘못한 대통령을 두둔하는 것이 아니라 달라진 우리 한국의 위상이 너무도 놀랍다는 뜻이다. 경험하지 못하고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세 번째 “이럴 수가!” 하고 놀란 것은 이과수폭포를 보았을 때였다. 275개나 되는 거대한 물줄기로 이루어진 폭포에 가까이 갈수록 귀에서 들리는 것은 천둥같은 폭포소리가 아니었다. 나의 심장 뛰는 소리였다. “쿵쾅, 쿵쾅”
그랜드 캐년이나 나이애가라 폭포처럼 멋진 장관을 구경한 후,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여행의 별미였다. 그러나 원주민들이 이름을 붙였다는 이과수폭포의 중심 ‘악마의 목구멍’을 보던 날, 나는 점심을 먹을 수가 없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쿵쾅, 쿵쾅!”
우 광 성 목사
(은강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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