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생활과 자연 소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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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생활과 자연을 소재로 시작활동을 해온 찰스 황씨가 첫 개인시집을
냈다.
황씨는 26일(월) 오후 7시 서니베일 가주부페에서 자신의 첫 시집 <장미와
달(2005, 문예운동, 서울시단 시선 73)>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출판기념회에는 2백여명이 한인이 참여했으며 본보에 현대시 평설을 기고하는 시인
김용진씨가 격려사를, 박찬옥씨가 축시를 낭송했다.
황씨의 10여년의 시작활동을 정리하는 이번 시집은 1부 장미와 달, 2부
그리운 것들 3부 실리콘밸리 일기 4부 숲 속의 꿈 등 4부로 나뉘어 총 64편의
시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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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아비는 자존심을 팔았다.
양심도 함께 팔았다.
그래도 아비는 후회를 하지 않았다.
그만큼 익숙해진 것이다.
초저녁 별을 보고서야 아비는 그렇게 하루가 지났음을 알았다.
그날 저녁에도 아이들은
정직한 아비를 기다리고 있었다.
비로소 굽은 아비의 등 뒤로
터벅터벅 슬픔이 밀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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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도미해 현재 뱅크오브아메리카 산타클라라 지점에서 시니어 뱅커로
근무해 한인들과도 친숙한 황씨는 “이민온 지 10여년 지났을 때 한달에
지인이 3명이나 과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 사는 게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외롭기도 해 이를 극복해보고자 일기형식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며
“우연한 기회에 라이더스 그룹을 알아 글을 시 형식으로 다듬게 돼 시집까지
내게 됐다”고 말했다. 황씨는 지난 2003년 <문예운동>지에 ‘아침 새’라는
시로 등단했으며 현재실리콘밸리 라이더스 그룹(회장 박은주)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황씨는 등단하기 전, 본보 독자란에 10편 정도의 시 게재한 바 있으며 등단
후에는 주간지 일요시사에 ‘실리콘밸리 일기’라는 제목으로 시를
연재하기도 했다.
황씨의 시집에는 자연을 통한 이민생활이 투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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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의 눈
벌거벗고 사는 모습보다 슬픈 건
그것을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일들을 보는 것이다.
물 떠나온 고기들
어항속에서 서로 부딪히면 하얀 비늘 하나씩 떨어져 오른다.
손이 없는 물고기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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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출간에 대해 황씨는 “시집을 내기 위해 시를 쓴 것도 아니고
살아가면서 남기고 싶었던 것을 시로 표현하다보니 시집까지 내게 됐다”며 “시집을
내기 전 매체들을 통해 시를 접한 독자가 은행에 와서 시에 대해 공감했다고
얘기하는 일도 생기고 해 용기를 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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