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팔 때 모든 물건에는 저마다의 가격이 있다. 돈도 마찬가지다. 돈을 빌려주고 빌리는 거래를 할 때 돈의 가격이 형성되는데, 이 돈의 가격이 이자다. 우리가 은행에 가서 예금을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게 되면, 만기가 되어 그 돈을 돌려 받을 때까지 쓸 수가 없고, 그 기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당 부분 예상할 수는 있지만 확실하게는 알 수가 없다.
그 무슨 일에는 그 돈을 돌려 받지 못할 가능성이 우선 포함되는데 흔히 이를 크레딧 리스크라 부른다. 여기에다 돈을 무사히 돌려 받는다 하더라도 그 기간 중에 물가가 올라버릴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오늘 1달러와 몇 년 후의 1달러는 꽤나 다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예금이나 대출을 할 때에, 소비를 일정기간 참고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를 받아들이는 데에 대한 대가, 즉 이자를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
이자율에 영향을 가장 크게 미치는 것은 크레딧 리스크와 물가 변동 가능성이 되는데, 돈을 빌리는 주체와 그 기간에 따라 여러 가지 이자율이 형성된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차입자의 신용도가 낮을수록, 또 대출기간이 길수록 불확실성이 커져서 이자율은 높아지게 된다. 그러다 보니 신문의 경제면에는 실로 다양한 이자율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그 중에서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이자율로 우대금리(prime rate)가 있다. 이 금리는 미국의 은행들이 홈 에퀴티 대출이나 운전자금대출 등을 할 때에 적용하는 기준금리로, 각 대출의 리스크에 따라 가산 금리를 조정해 나간다. 흔히들 ‘프라임 플러스 몇 퍼센트’ 하는 식으로 말하는데, 여기서 프라임이 우대금리고 몇 퍼센트가 가산금리인 것이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려는 사람과 대출 담당자간에 오가는 이자율 흥정의 대부분은 따지고 보면 이 가산금리에 관한 것이다.
우대금리는 경제 상황이 변함에 따라 바뀌게 되는데, 특히 FRB가 연방기금의 금리를 인상 또는 인하하면 예외 없이 동일한 폭으로 변동해 오고 있다. 따라서 이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대출은 변동금리 대출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대금리는 누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고 각 은행이 알아서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은행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곳의 한인은행들 간에도 0.25%에서 0.5% 정도 차이가 난다. 우대금리라고 다 같은 우대금리가 아닌 것이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은행과 차입자간에 오해의 소지를 만들 수도 있게 되는데, 그래서 대출 약정서에서는 어떤 우대금리를 기준금리로 사용할 건지를 명확히 밝히고 있다.
약정서에 자주 이용되는 우대금리로 월스트릿 저널 프라임 레이트가 있는데, 이를 좀 더 풀어서 말하면 월스트릿 저널의 이자율 섹션에 나오는 프라임 레이트가 된다. 월스트릿 저널은 미국내 대형은행들의 고시 우대금리를 근거로 프라임 레이트을 게재하며, 그 신문의 공신력 덕분에 일반 상거래의 약정서에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다.
(213)892-9999
박준태
<퍼스트스탠다드은행 국제부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