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조차 낯선 아프리카에서 활동하고 있는 화가 출신 선교사가 필라에서 아프리카 인물 그림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정홍택 서재필 봉사 센터 회장은 지난 27일 “노스 필라에 있는 서재필 센터 갤러리를 선교사 이인용 씨의 그림 전시회를 위해 무료 대관하도록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전시회는 내년 1월 6일(금)부터 14일(토)까지 열린다. 이날 이인용(51)씨는 “내년 7월까지 안식년을 맞아 남부 뉴저지 시다레인 미셔너리 홀에서 머물고 있다”면서 “서재필 기념 재단에서 장소를 제공해 줘 지난해 8월 딸이 강도 사고로 사망한 뒤 크레용으로 그린 인물화 33점을 전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인용 씨는 대구 계명대에서 회화를 전공한 뒤 독일 뒤셀도르프 미대로 유학을 떠났다. 평생 화가를 꿈꾸었던 이 씨는 스페인 라스팔마스에 놀러갔다가 아프리카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고 선교사가 되어 가난과 전쟁에 찌든 아프리카의 영혼을 구원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는 1989년 부인 이순환 씨와 두 딸을 데리고 서부 아프리카의 사회주의 국가 기니비사우에서 선교 활동을 하기로 했다. 세계 최 빈곤 국가 중의 하나인 기니비사우는 인구 절반이 무당 등 정령을 믿으며 죽은 소머리나 닭다리 등을 섬기는 사람도 적지 않다. 종교 생활을 하는 인구는 회교도 45%, 카톨릭 4%, 개신교 1% 정도로 기독교 문화는 거의 없다 시피하다. 이 선교사는 포르투칼 언어와 비슷한 아프리카 공용어인 ‘끄레욜‘로 쓰여 진 성경을 전파하면서 전기와 전화가 없는 미개국 주민들에게 예수 사랑을 심어 나갔다. 경남 진주 성남 교회(김제돈 목사)에서 후원을 받아 2003년에는 교회까지 세울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해 8월 미국 테네시 주 칼슨 뉴면 대학에서 그래픽을 전공하던 맏딸 두제가 방학을 맞아 아프리카를 찾았다가 택시에 탄 강도에게 핸드백을 빼앗기면서 차에 부딪혀 뇌진탕을 일으켜 사망했다. 15년 동안 선교 활동만 하던 이 씨는 그 때서야 평소에 맏딸이 해오던 “아버지는 화가면서 왜 그림을 그리자 않아”라는 말이 생각나 딸의 가방 속에 남아 있던 크레용으로 아프리카 인들의 얼굴 표정을 그리기 시작했다.
크레용만 사용하는 이 선교사는 주름 진 노인의 미소, 공포에 잠긴 소녀의 강열한 눈 빛, 아프리카 특유의 레게 머리에 귀걸이를 단 소녀의 땀방울 등을 화폭에 담았다. 화폭 한 쪽에는 딸에 대한 사랑의 감정과 성경 구절을 ‘끄레욜’로 적었다. 이 씨는 “파란 색으로 바다 깊이를 표현하듯 어두운 색의 크레용으로 흑색 피부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과 힘 든 삶의 고뇌를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린 인물화가 34점이 되었으며 안식년을 맞아 한국을 찾은 지난 10월 진흥 아트 홀에서 전시회를 가져 호평을 받았다.
이인용 선교사는 새해 초부터 필라 일원을 교회를 순회하면서 간증과 아프리카 선교의 필요성을 알린다. 2006년 1월 1일(일) 뉴저지 열방 교회(전우철 목사), 4일(수) 필라 연합 교회(김재성 목사), 11일(수) 필라 임마누엘 교회(송영재 목사)에서 각각 집회를 갖는다.
<홍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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