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용서, 그리고 화해의 장
故 진영철씨 모친 “몸 다치게 해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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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낮 12시 산호세 한미봉사회 강당에서 열린 ‘한인총격사건 피해자 가족돕기 음악회’ 성금 전달식에는 지난해 12월 30일 사건발생 당시 총을 겨눴던 가해자 측 유족과 피해 당사자가 동시에 참석, 눈길을 끌었다.
당시 프리몬트와 산타클라라 등에서 총격을 가해 2명의 사망자(고 김춘수, 김성배씨)와 2명의 중상자(김상우, 김은숙씨)를 발생시킨 후 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했던 고 진영철씨의 모친 진분순(78)씨는 노환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상태로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내내 고개를 숙인 채 여전히 아들로 인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듯 했다.
성금 전달식을 마친 후 관계자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한 진분순 할머니는 끝으로 총격 피해자인 김상우씨의 손을 부여잡고 “몸을 다치게 해 미안하다”는 말과 더불어 김씨의 쾌유를 빌었으며 이에 김씨 또한 “괜찮습니다”라며 오히려 진영철씨의 자녀들은 잘 있는지 안부를 물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애절하게 했다.
사건발생 당시 산타클라라의 카미노 당구장에서 고 진영철씨의 총격으로 머리와 가슴 등에 총상을 입은 후 수 차례의 수술을 받은 바 있는 김상우씨는 “진영철씨 어머님과는 예전부터 안면이 있어왔다”며 “이제 아무런 미움도, 지난날에 대한 생각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김상우씨의 회복을 위해 워싱턴주로부터 와있는 김씨의 누나 김향순씨는 “밸리 메디컬센터의 담당 의료진마저도 매우 럭키한 일이라고 놀라워할 정도”라며 입었던 총상들에 비해 김씨의 상태와 경과가 좋은 편임을 전했다. 김씨가 사고를 당했을 당시 수술을 담당했던 의료진은 김씨가 회복 후에도 머리에 입은 총상으로 인해 지능 등에 지장이 있을지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
김씨는 현재까지도 오른쪽 눈의 시력이 불안정하며 왼쪽 가슴에 입었던 총상으로 인해 왼쪽 팔의 거동이 불편한 상태다.
한편 고 진영철씨의 자녀 선우(12)군, 선영(10)양 등은 현재 진씨의 오랜 벗인 고정하씨(새크라멘토 거주)가 돌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정하씨를 비롯해 이날 거동이 불편한 진분순씨와 함께 참석한 김병국씨는 산호세 한국성당의 교우이자 친구들로, 현재 고씨의 새크라멘토 자택에서 이들 두 남매가 거주 중이며, 고 진영철씨의 맏딸 상미(17)양은 할머니 진분순씨와 함께 밀피타스의 노인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한편 심영임 산호세 한미봉사회 관장에 따르면, 고 김성배씨의 미망인 김은숙씨는 전화 통화를 통해 성금의 수령을 거절하며 “우리에게 배당된 성금을 고 진영철씨의 자제들을 위해 써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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