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가 공개한 유다복음의 마지막 페이지. 유다복음이라는 콥트어가 적혀 있다.
3세기 말 기록
내셔널 지오그래픽
원문내용 실어
가롯 유다는 예수의 가장 친한 친구였으며 그가 은전 30냥을 받고 예수를 로마군에게 팔아 넘긴 것은 십자가에 못 박혀 예언을 완성하려는 예수의 부탁 때문이었다는 내용이 담긴 ‘유다복음’이 6일 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에 의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유다복음’의 텍스트는 원래의 그리스어로 된 것을 4세기 당시 이집트에서 사용하던 콥트어로 번역해 파피루스에 적은 것으로 총 66페이지 분량이다. 유다복음은 탄소 연대측정 결과 서기 280년께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원 후 2~3세기에 마태, 마가, 누가, 요한 등 다른 복음서들과 함께 광범위하게 유포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유다복음은 육신에서 풀려나 영혼의 승천을 원하는 예수를 위해 배신자의 멍에를 뒤집어쓰는 유다의 자기 희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컨대 ‘유다복음’에는 예수가 유다에게 “너는 모든 이들로부터 저주를 받는 사도가 될 것이다. 너는 나를 둘러싼 인간의 육체를 희생 제물로 바칠 것이다” “너는 13번째 사도가 돼 오래도록 저주를 받을 것이되, 결국은 그들을 다스릴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텍스트에는 예수가 유다와 피안의 세계(nether land)에서 만나 나누는 대화도 등장하지만 둘이 만난 시점이 예수의 부활 이후인지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나오지 않는다.
1970년대 이집트 엘 미냐 사막의 한 동굴에서 발견된 후 골동품상들을 통해 세계 각지를 전전하던 유다복음은 1990년대 미국으로 흘러 들어왔으며 한 소장가에 의해 16년간 롱아일랜드 은행의 안전금고 속에 보관되어 왔다.
하마터면 판독불능 상태로 사장될 뻔한 유다복음은 2000년 이를 마지막으로 구입한 주리히의 골동상 프리다 뉴세베르거 차코스가 심하게 마모된 텍스트를 번역과 보존작업을 위해 스위스 메세나 고미술 재단에 넘기면서 비로소 내용이 알려지게 됐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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