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교과서 역사교육 실종
체계적인 자료마저 없어
“2세 청소년들 모르는 것은
기성세대 무관심 탓”지적
4.29폭동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 부족(본보 5월27일자 A1면)은 기성세대의 무관심 때문이란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교육기관 정규 교과과정 포함 등 차세대에 4.29의 교훈을 전달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할 경우 또 다시 역사의 피해자가 될 것으로 우려했다.
남가주 한국학원(이사장 이종석)과 본보가 공동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인 청소년의 41%는 4.29폭동을 들어보지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남가주 한국학원 산하 주말 한국학교에 재학중인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어서, 실제 인지도는 이보다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UCLA 인류학과 박계영 교수는 “지난 학기에 가르친 학생의 대부분이 4.29폭동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며 “학교에서 4.29와 한인 이민역사를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폭동을 경험하지 않은 젊은 층에서 단절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폭동 직후에는 자발적으로 4.29의 교훈을 가르치는 학교가 적지 않았으나, 정규교과 과정에 포함돼 있지 않아 흐르는 세월과 함께 학교 교육에서 사라졌다. 심지어 남가주 한국학원에서 운영하는 윌셔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조차 4.29를 배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종석 이사장은 “학교 사회교과에 4.29를 포함한 한인 역사가 포함돼 있지 않아 이사장으로 부임한 뒤 교장을 교체했다”며 “윌셔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재단 산하 주말 한국학교에 재학중인 3,000여명의 학생들이 4.29의 교훈을 알 수 있도록 교과과정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4.29를 가르치려고 해도 소스가 한정돼 있다는 데 있다.
대학과 언론 등에서 꾸준히 4.29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지만, 한인사회 차원에서 4.29에 대해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은 한미연합회(KAC) 산하 4.29센터 정도를 꼽을 수 있다.
KAC 찰스 김 전국회장은 “후손들에게 폭동 당시 불탄 상점의 간판 하나 보여줄 수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며 “우리의 관점에서 커뮤니티의 역사를 가르치려는 노력이 없으면 언젠가 또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수업시간에 4.29 다큐멘터리를 접하는 학생의 상당수가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대다수의 2세들은 눈물을 흘릴 기회조차 없이 사회에 진출하고 있다.
박 교수는 “역사는 간직하려는 노력이 없으면 사라진다”며 “교육을 통해 4.29를 가르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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