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인 한국어의 오묘함 소개
LA타임스 카니 강 기사‘반향’
오랜 전통이 살아있는 시적인 언어 `한국어’의 오묘함을 소개한 LA타임스 카니 강(63·한국명 강견실·사진)씨의 기사가 미국 주류 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LA타임스는 24일자에서 강씨가 쓴 `당신을 아는 만큼 사랑한다’(To Know You Is to Love You)가 경어를 사용하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해 소개하는 것이었음에도 과감하게 1면 사이드와 15면에 걸친 `컬럼 원’에 실었고, 독자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
이 기사가 나가자 이날 오전 내내 타임스 편집국에는 강씨를 찾는 전화가 빗발쳤고 e-메일도 쇄도했는데, 하나같이 “한국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줘 기쁘다”는 내용이었다.
강 기자는 이날 칼럼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YOU’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영어와 한국어의 미묘한 차이를 설명했다.
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과 독문학을 전공한 카니 강 기자는 “한국어는 영어에 비해 표현력이 풍부하고 감성적인 언어”라고 평가하고 “명사와 동사가 주된 역할을 하는 영어와 달리 한국어에서 형용사와 부사가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어가 3인칭 대명사를 많이 사용하는 것은 미국보다 공동체적인 의식이 강한 한국 사회의 특성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강씨는 `한국 사람보다 훨씬 한국어를 잘 구사하는’ UCLA 한국학연구소장 존 던컨 교수와 한인인 부인 케이 던컨씨 사이에서도 `You’를 표현함에 있어 `당신’은 어딘가 딱딱하고 거리감이 있으면서 `허니’(Honey)를 사용하기에는 `닭살이 돋아’ 프랑스어 `tu’를 사용하는 일화도 소개했다.
강씨는 “오랜 전통의 한국 문화, 깊이가 있고 아기자기하면서 맛나고 시적인 한국어를 어떻게 하면 미국인들에게 전할 까 고민해 오다 이번에 글을 썼는데, 편집진이 과감히 칼럼 원에 실었다”면서 “그동안 음식점 등에서 딱딱하게 들리던 한국말을 이제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반응을 들으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노스웨스턴대학을 졸업하던 1964년, 당시 21세의 어린 나이로 뉴욕 로체스터의 `데모크래트 앤 크로니클’(Democrat and Chronicle)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한 강씨는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 등을 거쳐 1992년부터 타임스에서 일하고 있는 42년 경력의 베테런 여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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