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과외 활동으로 인한 자녀의 학교 성적 하락에 부모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지난 12일 필라 교외 몽고메리카운티 스프링필드 타운 십 고교 복도에서 발생한 11학년 생 쉐인 조셉 할리간(16)군의 총기 자살 사건은 이 같은 의문점을 제기했다. 쉐인 군은 보이 스카우트 우수 단원이었으며 자원 소방대원, 연극단원, 합창단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러나 학교 성적이 떨어지자 성적표를 숨기고 다니다가 부모에게 들켰다. 쉐인 군의 아버지 존 할리간 씨는 막내아들에게 자원 소방대원을 그만 두게 하고 내년 여름 방학 때 보내주기로 약속했던 내셔널 가드 신병 훈련소 캠프 참가를 취소시켰다. 이 같은 체벌은 브루스 캐스터 주니어 몽고메리 카운티 검찰 검사장이 발표한 대로 “적절한 조치”였다.
그러나 부모의 체벌과 성적 하락에 비관한 쉐인 군은 그 날 밤 지하실에 있던 아버지의 소유의 AK-47 반자동 라이플을 분해해 가방에 넣고 이튿날 아침 등교했다. 보이 스카우트 활동으로 총을 잘 다뤘던 쉐인 군은 복도에서 벽에 총 한방을 쏴 친구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한 뒤 턱 아래에 총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13살 때 보이 스카우트 분대장으로 뽑혀 나이 많은 대원들을 포함한 25명을 이끌 정도로 리더십이 강하고, 친구들이 많았던 쉐인 군의 교내 자살은 그만큼 충격을 주었다. 유명한 화학 회사 Rohm & Hass에 근무하면서 정원사로 부업을 가졌던 아버지 존 할리간 씨는 “예전처럼 아침 식사를 한 뒤 학교로 갔다”면서 “방송 뉴스를 듣고 아들이 자살한 줄 알았다”고 침통해했다.
이 같이 자녀의 과외 활동 권장과 학교 성적 하락이라는 모순에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엘렌 숄레바 박사(템플 대 청소년 정신과 의사)는 “부모들은 자녀의 과외 활동에 적절한 제한을 가해야 하고 이 기준을 자주 바꾸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전국 정신 건강 학회에 따르면 15-24세 사이의 청소년 사망 원인 중 자살은 사고와 살인에 이어 3번째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모든 고민을 쉐인 조셉 할리간 군은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떠났다. 그의 명복을 빈다.
홍진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