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 실패를 인정하고 육군 해병을 합쳐 2만 여명을 증파한다며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국회에 더 많은 예산을 요구했다.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지 3년 만에 3,000명의 전사자와 많은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전쟁이 시작될 때 당시 육군 참모총장이었던 에릭 신세키 대장이 증파군 숫자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이라크전은 미군 혼자 하는 전쟁이 아니기 때문에 초기 작전 성공 후 미군 이외 여러 나라와 이라크군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한다며 미군도 당시 파병됐던 16만 명보다 더 증군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이 이라크 내전 수렁에 빠지게 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 주장으로 30여년 넘은 군 생활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참모총장 임기 1년을 남기고 군복을 벗게 되었다. 당시 군사평론가들은 이를 두고 정치적인 인사 조치였다고 이야기했다. 그의 주장은 럼스펠드 국방장관 그리고 월포위츠 차관, 기타 행정부 사람들로부터 ‘아무 것도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는 힐난을 받았다.
어떤 이들은 신세키 대장이 아시아계로 전 세계에서 제일 막강한 미합중국 육군의 수장이 된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사람들이 그의 군 생활 마감을 재촉하지 않았나 하고 이야기한다.
신세키 대장은 하와이 출신 일본계 미국인으로 웨스트포인트 1965년 졸업생이다. 임관 후 초급장교 시절에 전투부대 지휘관으로 월남전에서 두 번 부상당하고 네 번에 걸쳐 동성무공 훈장을 받은 전형적인 보병부대 지휘관이었다. 듀크 대학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도 받은 학구파 장교이기도 했다. 중장 때 유럽 주둔 미군기지 작전참모를 하다가 대장이 된 후 사령관이 됐다. 나토 사령관이 된 다음 1999년에 육군참모총장에 이르게 된다.
미 육군 역사상 백인이 아닌 사람이 수장이 되기는 신세키 대장이 처음인데 소수 민족사회에서는 홍보가 제대로 안 돼서 그렇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같은 일본계에서도 그런 장군이 있었냐며 참모총장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 하는 이도 여러 사람 있었다. 흑인이 지도급이 되면 엄청나게 언론보도가 되는데 아시아인이라 언론에 소외당하지 않았나 하는 의문도 가져본다.
과묵한 성격의 신세키 장군은 현 공화당 행정부 비난도 하지 않고 더구나 얼마 전 퇴역한 이라크 참전 군 지휘관들이 일제히 부시 대통령을 공격할 때도 그는 함구하고 있었다. 그들이 신세키 장군의 작전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고 이야기할 때도 뉴스미디어에 일언반구도 없었다.
이제 럼스펠드 국방장관도 월포위츠도 없을 때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의 실수를 인정했으며 신세키 대장이 염려했던 현실에 직면했다고 신문에 보도가 됐다. 그의 탁월한 식견에 찬사를 보내고 그가 현직에 없는 것을 퍽 아쉬워하는 기사였다. 이제 속히 이라크 전쟁은 종결짓기 위해서 당파를 초월하여 식견 있는 군 지휘관이 필요한 때다. 그의 때 이른 은퇴가 안타깝다.
<이종혁> 공인회계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