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텔이 현재 개인용컴퓨터(PC)에 쓰이는 최고 수준 성능의 마이크로프로세서 반도체 40개의 기능을 단일 프로세서에 집약시킨 ‘80코어 프로세서’를 11일 선보였다.
이 반도체가 상용화되기에는 아직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지만 인텔은 초당 1조(兆)회 이상의 부동소수점 연산이 가능한 이 제품이 실용화되면 가정용 슈퍼컴퓨터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씨넷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저스틴 래트너 인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날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국제반도체학회(ISSCC)에 이 시제품을 들고 나왔다.
현재 PC용으로 판매되는 인텔의 ‘코어2 듀오’ 프로세서의 2배 정도 크기인 이 시제품에는 ‘코어2 듀오’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한 1억개의 트랜지스터 소자가 집적돼 있으며 3.16㎓의 동작 속도에서 62W의 전력 소모량을 기록했다.
독립적인 계산이 가능한 각각의 ‘코어’에는 다른 ‘코어’들과 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는 ‘라우터’들이 부착돼 있다.
래트너 CTO는 불과 10년 전에 이 시제품과 비슷한 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185㎡ 넓이의 방에 컴퓨터들을 가득 채워야 했다며 만약 가정용으로 쓰이게 된다면 사람이 없어도 특정 야구선수가 홈런을 치는 장면만 골라 녹화하거나 3차원 가상 댄스교습 등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시제품이 기록한 1.01테라플롭스의 연산성능은 서울대에 설치된 슈퍼컴퓨터가 5~8테라플롭스, 세계 500위 슈퍼컴퓨터가 2~5테라플롭스의 성능을 낸다는 점과 비교할 때 ‘슈퍼컴퓨터급’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컴퓨터 전문가들은 이 시제품이 실용화하기에 크기가 아직 너무 크고 지금까지 인텔에서 만들어온 프로세서에서의 명령어 체계를 사용할 수 없으며 이 시제품 프로세서를 적절하게 가동시킬 운영체계(OS) 소프트웨어가 개발되지 못한 상태라는 점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했다.
인텔의 래트너 CTO 역시 이 시제품 프로세서와 적절하게 호환될 메모리반도체를 개발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며 이 괴물에게 어떻게 먹이를 줄 것인지도 큰 문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지난해 인텔개발자회의(IDF)에서 ‘80코어 프로세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인텔은 이번 ICCSC에서의 시연을 위해 특수 제작된 주기판과 냉각장치를 동원해야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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