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 멤버 존 레넌이 ‘이매진(Imagine)’을 작곡할 때 썼던 피아노가 반전과 평화의 메신저가 됐다.
반전운동가들의 애창곡이 된 ‘이매진’을 만들어낸 이 낡은 피아노가 충격적인 폭력의 현장을 찾아다니며 ‘평화 투어’를 벌이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신문이 16일 보도했다. 레넌은 1970년 이 피아노를 샀고, 일년 뒤 ‘이매진’을 작곡했다.
이 피아노는 14일 미국 워싱턴의 포드 극장 앞에 등장했다. 142년 전 이 곳에서 암살된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서다.
이 피아노의 평화 여정은 지난해 11월 22일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43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시작됐다. 지난 11일에는 텍사스주 헌츠빌의 주립교도소 앞에서 선보였다. 14년 전 여고생 강간 살해범 제임스 리 클라크가 텍사스주 사형제의 희생물이 되는 데 항의하기 위해서다.
이 투어는 영국 출신 팝가수 조지 마이클과 동성애 애인 케니 고스의 아이디어로 기획됐다. 6년 전 150만 파운드를 주고 이 피아노를 산 마이클은 이 기념비적 피아노를 그냥 집에 방치해두는 게 안타깝다고 생각했다.
마이클은 피아노를 폭력의 현장들에 가져감으로써 폭력이 오랫동안 우리 역사의 일부였다는 것을 상기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피아노는 19일에는 12년 전 폭탄테러로 168명의 사망자를 낸 참사 현장인 오클라호마시티 연방청사 앞에 등장하고, 곧바로 멸망론에 빠진 광신도 80여명이 14년 전 집단 사망한 현장인 텍사스주 와코로 이동한다. 다음날인 20일에는 콜로라도주 컬럼바인 고교 총기사건 8주년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후 유럽으로 건너가 유대인 학살 장소인 아우슈비츠와 2005년 런던 테러 현장도 찾을 예정이다.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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