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명이 사망하고 29명이 부상하는 미국사상 최악의 교내 총기난사 참사가 벌어진 버지니아주 블랙스버그 소재 버지니아텍는 17일 사건발생 하루가 지났음에도 충격과 공포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범인이 처음 총격을 가해 2명을 살해한 남녀 공용 기숙사 건물 주변에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이었고, 걱정과 우려로 탈진한 학생들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학교측이 사건 후유증 치유를 위해 1주일 휴교령을 내린 만큼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방안도 논의중이라고 한 학생은 귀띔했다.
특히 한국 유학생 및 한민 학생들은 범인이 한인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금치 못하면서 이번 사건이 몰고올 파장과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일부에서는 지난 9.11 테러사건 직후 중동인들에 대한 미국인들의 보복행위가 잇따랐던 점을 감안, 앞으로 한국인이나 한인 사회에 대한 보복 폭력행위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한인 학생들은 이날 대책회의를 소집,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으나 엽기적인 대형사고의 후유증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 오후 교수진과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학교 차원의 사건대책회의에 한인 학생들이 참석해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이 대학에서 1년째 관광설비학을 강의하고 있는 시간강사 현성협(30)씨는 “어제 범인이 아시아계라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 미국인들이 한인들에게 곱지 않는 시선을 보내는 걸 피부로 느꼈다”면서 “이번 사건의 범인이 한인으로 밝혀짐에 따라 엄청난 보복이 뒤따르지 않을까 정말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현씨는 또 “범인으로 밝혀진 조승희는 내가 강의한 학생들 중에 포함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생화학을 전공하는 1학년 학생 박 모씨는 “한인 학생들 모임에 자주 참석했지만 조승희는 한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면서 “사건 후 미국인 학생들과 자주 어울린 한인 학생들에게 물어봐도 그를 잘 안다는 친구는 단 한명도 없었다”며 그가 우울증을 겪고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른 학생 김 모씨는 “굉장히 놀랐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좋은 한미관계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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