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이 지구상에서 사라진 이유 가운데 하나로 추정되는 급격한 기후변화 가설을 뒷받침할 증거가 발견됐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많은 학자들은 지금까지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와의 경쟁과 근친교배 외에 기후변화도 네안데르탈인 멸종의 주요인으로 꼽아왔지만 기후가 급격히 변화했다는 분명한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었다.
스페인 그라나다대학 연구진은 계간 과학리뷰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네안데르탈인 최후의 거주지인 이베리아 반도의 당시 기후를 입증할 물증을 찾았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4만~2만년 전 이베리아 반도의 기온과 물 공급, 바람 등을 알아보기 위해 스페인과 포르투갈 근해의 해상(海床) 침전물을 조사했다.
바람과 물은 암석의 광물질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침식시키기 때문에 자갈이나 돌 부스러기가 각기 다른 비례로 바다로 씻겨 나가 바다 밑바닥에 서서히 육지의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또 해양동물이 축적하는 중정석(重晶石)의 양을 통해 당시 바다 생태계의 움직임을 분석했다. 이들은 침전물 속에 중정석이 많을수록 바다 속 활동도 활발하다는 증거이며 따라서 해양 생산성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것은 이베리아 반도에 급격한 기후 변화가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네안데르탈인 생존 시기에 세 차례의 큰 기후변화가 있었고 그 중에서도 약 2만6천년 전 시작된 마지막 변화가 가장 혹독한 것으로 지독하게 춥고 건조한 시기였다고 밝혔다. 학자들은 이처럼 혹독한 기후는 25만년 전 이래 처음이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네안데르탈인의 멸종을 초래한 유일한 원인이 기후변화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들이 기후변화 때문에 현생인류보다 훨씬 심한 고생을 했고 이들이 멸종될 시기의 기후가 몹시 혹독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현생인류는 시베리아를 건너 북아메리카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동토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했지만 네안데르탈인은 그처럼 긴 여행을 하지 못했는데 이는 네안데르탈인이 추운 바깥 환경을 이기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학자들은 지적했다.
일부 학자들은 당시 사냥감은 줄어들고 현생인류처럼 발달된 사냥기술도 갖지 못한 게 네안데르탈인의 멸종 원인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이들이 멸종하지 않고 현생인류와 교배해 자손을 남겼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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