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대하사극 ‘왕과 나’ 주인공 환관 역
일반인이 생각하는 간드러진 목소리의 내시를 그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내시도 가슴이 뛰는 인간으로서 초점을 맞춰 조명하는 드라마입니다.
’조선 최고의 내시’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우리가 아는 내시의 모습은 수염 없는 얼굴에 간드러진 목소리로 대표되는데 과연 그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SBS ‘왕과 나’를 통해 앞으로 6개월간 조선 최고의 내시 김처선으로 살아갈 배우 오만석(32)은 흔히 아는 정형화된 내시가 아니라 일반인과 다르지 않은 내시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22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왕과 나’ 제작발표회에서 오만석은 김처선이라는 역은 배우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보고픈 역이다. 배울 수 있는 게 많이 내포돼 있는 역이라 생각해 탐이 많이 났다면서 50부라는 긴 시간 속에서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며 배우로서 또 한번 성숙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반드시 도전해보고 싶었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참여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내시를 연기하기 위해 그는 어떤 준비를 했을까.
한 팬이 내시에 관한 각종 기록을 모아서 스크랩해 보내줬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또 ‘내시’ ‘환관’ ‘환관과 궁녀’ 등 각종 책을 참고했고 중국 서적도 읽었습니다. 하지만 글만으로는 다 충족되지 않아 많은 부분은 상상을 통해 머릿속에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왕과 나’는 성종과 훗날 폐비 윤씨가 되는 소화, 김처선 간의 비극적 애정의 삼각관계를 그린 드라마.
오만석은 역사 기록 속 김처선과 우리 드라마 속 김처선의 모습은 많이 다르다고 전제한 뒤 내가 생각하는 김처선은 크게 두 가지로 대표되는 인물이다. 하나는 마음 속에 간직한 사랑을 위해 모은 것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이고 또 하나는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사람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물 흐르는 듯 막힘 없는 말솜씨를 뽐낸 그는 주인공 세 사람의 각기 다른 사랑의 모습을 아름다운 비유로 설명했다.
성종과 소화, 김처선 세 사람 모두가 사랑이라는 큰 독을 가슴에 품고 있다면 성종은 사랑을 넣고 빼는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소화는 사랑을 독의 크기보다 더 많이 받아 넘치는 바람에 사랑을 퍼내다가 결국 바닥이 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처선은 사랑을 퍼주기 위해 계속 담는데 어느 틈엔가 독 바닥에 구멍이 나서 사랑이 모두 새버리고 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사랑을 주지도 못하죠.
KBS ‘포도밭 그 사나이’와 tvN ‘하이에나’의 주인공을 맡고 영화 ‘수’ ‘우리 동네’ 등에 출연하며 1년 전부터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오만석은 여세를 몰아 대하사극의 주인공까지 맡게 됐다. 기쁨과 함께 부담감도 클 터.
부담스럽죠. 늘 계단을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 계단의 끝에 올라갔을 때 바람이 너무 세면 휘청거릴 것 같아요. 그래서 천천히 한계단 한계단 올라가고 싶어요. 제 연기 인생이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는 여정이 되길 바랍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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