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범행 뒤에도 수업진행 대학측 미온대응 화 키워”
“의심스런 일 접하면 경찰에 신고” 이메일뿐
조승희 정신불안정에 적절한 조치도 못취해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참사로 기록된 지난 4월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사건 때 대학 측이 좀 더 신속히 대처했더라면 피해자를 줄일 수 있었다는 공식 결론이 나왔다.
넉달간 이 사건을 조사해온 버지니아주 8인 조사위원회는 3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당시 대학 측은 사건 당일 오전 범인 조승희가 기숙사에서 1차 범행을 한 뒤 2시간여 뒤 노리스홀에서 저지른 광란의 2차 범행 사이에 수업을 중단시키지 않은 채 ‘대학 내 총격’이라는 제목으로 “의심스러운 일을 접하면 대학 경찰에 신고하라”는 취지의 애매한 이메일을 학생 등에 발송했었다.
<버지니아텍 총기난사 사건을 조사해온 8인 위원회 관계자들이 30일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보고서는 조씨가 캠퍼스에서 정신적 불안정의 다양한 징후를 보여주었지만 대학 측이 적절히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는 대학의 ‘쿡 카운슬링 센터’를 강력히 비판했다. 이상행동을 보였던 조승희는 지난 2005년 법원으로부터 ‘쿡 카운슬링 센터’에서 정신과 상담을 받도록 판결 받았지만 쿡 센터가 조씨에게 필요한 지원과 서비스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 센터가 자원 부족과 사생활 보호법에 대한 잘못된 이해, 수동적 태도 등으로 인해 이러한 잘못을 했다고 평가했다.
또 보고서는 버지니아 공대의 구성원들과 부서들은 조씨가 3학년 때 정신적 이상을 경고 받은 사건들을 알고 있었지만 효율적으로 개입하지 못했으며 결국 “아무도 모든 정보를 알지 못했고 아무도 단편적 사실에서 결론을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대학의 평소 긴급대처 계획도 몇 가지 면에서 부족했다면서 이 계획에는 총격을 가상한 조항이 빠져 있으며 경찰을 긴급대처 체계에 충분히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또 대학 경찰도 조씨의 1차 범행을 개인적 논쟁의 결과로 예단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면서 “초기 단서가 잘못됐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일을 다루는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보고서는 신속한 경고는 학생들과 교수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고 의심스러운 행동에 주의하도록 도움이 됐겠지만 캠퍼스 내 131개 건물을 모두 봉쇄하거나 단호했던 조씨의 총격을 막지는 못했을 것이라면서 조씨의 당일 정신상태나 결심으로 미뤄 “(어떠한 상황에서도) 캠퍼스 안팎에서 그는 환각을 실행에 옮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혀, 원초적 한계를 인정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