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렉서스 미주사장 영입
크라이슬러는 부사장 스카웃
경영자 선임에 있어 `순혈주의`를 고수해 온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이방인’ 도요타의 고위 경영인을 잇따라 영입하고 있다. 경쟁력 약화로 생존의 기로에 선 미국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 자존심을 버렸다는 분석이다.
포드는 최근 도요타의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 미주지사 짐 팔리(45)사장을 영입, 글로벌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담당 수석으로 임명했다. 도요타가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브랜드 ‘사이언’ 출범을 주도한 팔리 전 사장은 도요타와 렉서스에서만 20년 가까이 근무한 ‘도요타맨’. 도요타로서는 두 달 새 고위급 경영인 세 명을 미국 경쟁사들에 내주게 됐다.
앞서 지난 8월 렉서스의 마케팅 담당 부사장인 데보라 메이어가 크라이슬러의 최고 마케팅책임자(CMO) 겸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데 이어 지난달에는 짐 프레스 도요타 북미본부 사장이 크라이슬러의 부회장 및 판매생산 전략담당 사장으로 이적한 바 있다.
크라이슬러에 이어 포드가 도요타 임원 영입에 나선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도요타 배우기’가 본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자를 내부 인사 혹은 동종 업계 인사로 한정하며 순혈주의를 지켜온 미국 업체들이 도요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자존심을 버렸다는 것이다. 올해 안방에서 차량판매와 점유율 2위를 모두 도요타에 빼앗긴 포드의 절박함이 자존심을 꺾게 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업계 출신이 아닌 앨런 멀랠리 포드 최고경영자(CEO)가 ‘도요타식 경영’의 신봉자라는 점도 순혈주의를 포기하게 된 계기라는 설명도 나오고 있다.
미 자동차 업계가 경영난을 돌파하기 위해 경쟁사 임원을 스카우트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크라이슬러가 1970년대 석유 파동으로 도산 위기에 처하자 포드의 경영귀재 리 아이어코카를 영입해 부활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극히 이례적인 것이었다. 미국 자동차 빅3로 불리는 GM, 포드, 크라이슬러의 경우 임원 선임은 전통적으로 내부 승진이 원칙이었다.
한편 미 빅3의 시장 점유율은 도요타 등의 약진으로 계속 떨어져 지난 7월 49.5%를 기록했다. 빅3의 시장점유율이 50% 밑으로 떨어지기는 미국 자동차산업 102년 역사상 처음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