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약세로 미국 상품 가격 경쟁력 높아져
스몰 비즈니스도 대기업처럼 ‘글로벌 마인드’ 필요
해외 고객 찾아들고 해외 진출 비용 낮아져 ‘이득’
달러화 가치 하락이 소규모 업체에도 해외 진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간 스몰비즈니스들은 해외 시장을 개척할 자금 부족과 미국내 높은 생산 원가 때문에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 영업해 왔으나 최근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미국 상품들의 가격 경쟁력이 향상돼 해외 진출의 기반을 마련한 것. 많은 미국 중소기업 제품들이 유럽과 아시아국가, 남미 등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유리제품 메이커인 페기 카 글래스사는 달러화 가치 하락 덕분에 자사의 수제 유리 제품들을 유럽에 수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 회사는 런던서 열리는 무역박람회에 유럽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참가결정을 내렸다. 이 회사 팀 시츠 부사장은 “지금이야말로 해외 진출을 시도해볼 만한 때”라고 말한다.
미국의 많은 소규모 업체들이 달러화 환율 이익을 취하기 위해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제조업체에서부터 의류 디자이너까지 다양한 중소 업체들이 해외시장을 노크하고 있는데 달러대 가치가 크게 상승한 유로화 사용 국가 고객들에게는 달러 상품이 헐값이다.
펜실베니아 와턴 경영대학원의 기업인 강좌 교수인 라펠 아미트는 “모두들 금융 경색에 대해서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달러화 환율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보면 달러 위기가 엄청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져 미국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경쟁력이 훨씬 높아졌다”고 지적하며 해외진출의 호기가 마련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이자율마저 낮아져 미국의 중소업체에는 해외진출을 위한 이상적인 기회가 마련되고 있다. 최근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이자율 인하로 전보다 한층 낮은 비용으로 운영자금과 장비·원자재 구입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해외 진출에 따르는 위험과 비용에 대해서도 잘 생각해야 한다고 미국 중소기업의 런던 스프링 페어 트레이드 쇼 참가를 주선하는 화이트 하운드 애드버타이징사는 당부한다. 해외로 진출하기 좋은 여건이 마련됐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굳이 나가지 않아도 된다. 앉아서 잘 맞이해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할인된 달러 이익을 취하기 위해 유럽과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의 고객들이 미국으로 밀려들고 있어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에는 좋은 기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뉴욕의 MBS 밸류 파트너스는 외국 기업들의 미국 금융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투자관계 회사. 사장 린 모겐은 “예전 같으면 유럽의 중간 사이즈 기업들은 돈이 없어 투자관계회사를 고용하여 미국에 진출할 엄두를 못냈지만 지금은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며 “핍스 애비뉴가 전에는 부자들만의 샤핑 구역이었지만 지금은 모든 사람을 위한 장소로 변한 것처럼 자사도 마찬가지, 지금은 유럽의 중간 규모 회사들도 이용한다”고 말한다.
이 투자회사는 원래 미국내 고객들을 위해 설립됐지만 이젠 유럽으로부터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 무시할 수 없는 시장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독립 호텔인 핸들러리 호텔도 늘어나는 해외 고객으로 도약의 계기를 맞고 있는 업체. 이 호텔은 비록 전국 체인이 아닌 한 지방 독립 호텔에 불과하지만 30년 전부터 해외 고객 유치에 눈을 떴다. 웹사이트를 7개국 언어로 제작하고 마케팅을 위해 해외 에이전트들을 정기적으로 방문, 유대를 다지고 있다. 호텔의 한 관계자는 “한 해는 영국 파운드화 강세인데 그런 때면 영국 마케팅에 힘을 쏟고, 또 어떤 해는 엔화가 강세가 돼 일본 고객들을 유치하려 노력한다. 해마다 국제적으로 변화한다. 우리 호텔은 그에 맞춰서 마케팅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한다.
작은 업체지만 ‘영업은 글로벌 마인드’란 전략이 주효하고 있다. 지금 미국은 세일중. 해외로부터 찾아드는 여행객은 여분의 매상증진 기회이며 비용 때문에 해외진출을 미뤄왔던 업체에도 판로를 세계로 넓힐 기회다.
하지만 달러화 가치 하락은 기회와 함께 어려움도 주고 있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로스트 캐년 와이너리는 유로화 대 달러 환율이 올라가 희비가 교차한다. 미국 와인이 유럽산 와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져 캐나다나 아시아 고객이 많이 늘었고 이에 힘입어 다른 국가로도 판로를 넓히고 있다. 하지만 가격이 싸졌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었다. 지역에 따라 다른 장벽이 아주 높았던 곳도 있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미국 와인이 다른 곳에 비해 잘 안 먹혀든다. 영국과 스칸디나비아에서는 미국 와인이 싸져 인기를 높여갈 수 있었지만 전통의 포도주 생산 국가는 달랐다.
새 시장 진출의 기회는 생겼지만 원재료비 상승은 큰 부담이다. 이 포도원은 프랑스에서 포도주 익히는 큰 나무통인 배럴과 포르투갈에서 코르크를 수입하는데 달러화 약세로 수입가격이 크게 뛰었다. 2001년 이 회사가 설립됐을 때 배럴 한 개당 630~650달러였는데 지금은 한통에 1,000달러를 줘야 수입해 올 수 있다. 연간 200개 이상의 배럴을 쓰는데 향이 좋아 프랑스산을 수입해 쓰는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시티그룹의 경제분석가 스티븐 비팅은 “기회의 창이 영원히 열려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수년간 스몰 비즈니스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 새로운 시장 진출의 큰 기회가 열리고 있다. 해외 시장은 한번 열어놓으면 오랫동안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해외 진출을 권한다.
<뉴욕타임스 특약-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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