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 뉴욕 맨해튼을 대표하는 최고급 주거시설 겸 호텔인 플라자호텔이 리노베이션공사를 끝냈음에도 입주자가 거의 없어 마치 버림받은 건물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 전했다.
플라자호텔은 지난 2005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공사를 시작, 이미 수개월 전에 콘도시설에 대한 공사를 끝냈으며 호텔도 다음달 1일 다시 문을 열 예정이지만 아직까지도 건물 내에서 입주자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
플라자호텔 콘도는 가장 높은 3개 층을 사용하는 펜트하우스가 뉴욕 아파트 거래상 최고가인 5천600만달러에 팔린 데 이어 스테이플스와 제트블루, 바이아콤, 에스프리 같은 유명기업의 전.현직 최고경영자(CEO)들이 콘도를 구입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181개에 달하는 콘도 가운데 입주자가 상주하고 있는 가구가 6가구에 불과하며 36가구는 주말에만 입주자들이 이용하고 있어 고급스러운 실내와 외관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지난해 가을 조부모가 사놓은 프라자호텔에 입주한 켈리 루랜드(21)는 재학하고 있던 콜롬비아대학 기숙사의 번거로움을 피해 숙소를 옮겼지만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달 숙소를 다시 옮겨 버렸다.
플라자호텔이 매우 번잡한 곳일 것으로 생각했었다는 켈리는 외로움을 느낀다면 어디에 사느냐 또는 얼마나 좋은 곳인가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이 호텔에 있으면서 외롭지 않았던 적은 엄마나 할머니가 찾아오셨을 때 뿐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슈퍼 리치가 대부분인 구매자들에게 플라자호텔도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여러 채의 집 가운데 하나일 뿐일 수 있다면서 화려한 외관과는 달리 밤이면 플라자호텔에 불 꺼진 창문들만 가득하다고 전했다.
신문은 식당이나 체육관 시설이 완비되면 사정이 호전되기는 하겠지만 언제 다시 유명인사들로 넘쳐나던 예전의 활기 넘치는 분위기를 되찾을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맨해튼 5번가와 센트럴파크 사우스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플라자호텔은 지난 1969년 뉴욕의 명물로 지정된 최고급 호텔로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위대한 개츠비’, ‘더 웨이 위 워’, ‘나홀로 집에’ 등 숱한 영화의 배경이 됐고 1985년 선진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참가국 정상들이 엔화 강세를 용인키로 한 ‘플라자 합의’의 산실로도 유명하다.
k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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