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가격 인하 요구 주가폭락에 딜 깨져
계약위반 위약금 놓고 책임공방 후유증 예고
중앙은행의 애틀랜타 제일은행 인수 무산(본보 3월31일자 1면보도)은 중앙은행의 무리한 인수 욕심과 부동산 경기침체 등 갑작스런 영업환경 변화에서 비롯된 예견된 결과라는 것이 은행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중앙은행은 지난해 9월18일 제일은행 인수가격을 장부가의 2.76배인 6,520만달러를 주기로 잠정 합의했다. 당시 이같은 인수가격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할 때 장부가의 거의 3배에 가까운 가격을 지불한 것은 무리수”라고 입을 모았었다. 당시 제일은행의 매각의향 소식이 알려지자 LA에서도 2-3개 은행이 이 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는데 은행권에서는 중앙은행이 ‘일단 잡고보자’는 식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는 분석이다.
이후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애틀랜타 지역의 영업환경이 악화됐고 ▲은행매각 소식이 알려지면서 행장을 포함한 제일은행 간부들의 잇단 사퇴 등으로 은행영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으며 ▲중앙은행도 주가가 급락하는 등 환경이 급변했다.
이에따라 중앙은행은 인수가를 2배로 낮춰줄 것을 요구했고 제일은행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결국 인수가 무산됐다. 특히 인수협상 과정에서 두 은행이 대출권, 인사권 개입 등으로 감정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은 두 은행이 이번 인수 무산에 따라 상당한 후유증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제일은행은 중앙은행이 협상과정에서 ‘계약위반’(breach of contract)을 했다며 310만달러 위약금을 요구하고 있고 중앙은행은 “계약을 위반한 것은 제일은행으로 위약금을 지불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양측간에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제일은행은 특히 위약금외에 영업손실배상 소송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
또한 이번 매각 무산으로 중앙은행은 애틀랜타를 통한 미 동부지역 진출 전략이 무산되고 은행 이미지에도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됐다.
제일은행도 지난해 9월 중앙은행으로의 매각 발표 이후 고위 경영진이 대부분 탈퇴하는 증 직원 동요와 이에 따른 대출과 예금고 이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000년 애틀랜타 지역 첫 한인은행으로 설립된 제일은행은 4개 지점에 직원 53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지난 12월31일 기준 경영실적은 자본금 2,372만달러, 자산 2억2,036만달러, 예금 1억9,478만달러, 대출 1억7,954만달러, 순익 211만달러를 기록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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