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불안하고 예금 이자는 낮고…
한인은행 입출금 자유로운 상품 등 출시
지난해 LA에서 커피샵을 인수했던 허모(35)씨. 30만달러의 인수대금에 인테리어 수리비로 20만달러를 투자했던 그는 울며 겨자 먹기로 커피샵을 매물로 내놓았다. 공동투자자가 급전이 필요,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허씨는 예상매매가가 13만달러로 폭락하자 “은행에 CD나 들어둘 걸”하며 땅을 치고 있다.
여유 돈을 가진 한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돈이 많은 사람은 투자처를 찾지 못해, 돈이 없는 사람은 배우자 몰래 숨겨둔 비자금을 놓아둘 곳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주식에 투자하기에는 불안하고, 은행에 예금하기에는 떨어진 이자율이 성에 안 차고’란 마음이 한인들의 최근 표준 심리다.
여유 돈을 잘못 굴린 김모(33)씨의 사례는 불황기 한인들의 쌈짓돈 투자의 좋은 예다. 포트폴리오 전체를 주식형 펀드와 주식으로 만 채운 김씨의 수익률은 지난 10월부터 현재까지 -30%다. 직장을 다니며 쌈짓돈을 모은 김씨는 불황기에 하락한 주식을 매집했으나 저점을 잘못 짚어 마이너스 행렬의 쓴 맛만 맛봐야 했다.
초보 투자자인 김씨가 배운 교훈은 철저한 배분 투자. 김씨는 “눈에 보이는 주식의 과거 퍼포먼스만 봤다가 과거가 미래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CD와 채권, 주식의 적절한 혼합 투자가 중요한 것 같다며 입맛을 다졌다.
한인 은행들도 투자처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한인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인 은행들은 6개월 만기 기준으로 CD 이자율을 3% 안팎으로 주고 있어 주류 은행보다 나은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한인 은행들은 CD 기간에 출금을 할 수 없는데 대한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자율을 어느 정도 보장해 주면서 입출금이 자유로운 신상품 등을 내놓고 있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주류 은행보다 나은 이자율을 주는 것은 은행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금융권 전체 침체의 영향 때문에 디파짓을 확보하려는 전략 차원에서 상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며 한인에게는 불경기 동안 잠시 돈을 묻어 놓을 수 있는 안식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 은행 지점에 따르면 쌈짓돈을 굴리려는 한인들은 연령대에 따라 그 방법을 달리하고 있다. 40대 이상 한인들이 안정적인 CD 상품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젊은층은 오히려 하락한 부동산 투자 쪽으로 눈을 돌리는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저위험 고수익’이 힘든 상황에서 누가 얼마만큼 현명하게 숨을 고르는지가 앞으로 1~2년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파이낸셜 어드바이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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