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치솟으면서 보석상에 금을 파는 한인들이 급증하는 등 신거래 현상까지 생겨나고 있다.
가격 폭등하며 현금교환 한인 늘어
“치솟는 금값, 장롱을 열어라!” 지난 주 귀금속 전문회사인 젬텍을 방문한 한 한인은 3,600달러를 두둑이 챙겨 발걸음을 돌렸다. 폭등한 금값 덕분에 장롱에 묻혀 있던 금으로 만든 반지 등 36개 장신구를 매매한 것이다. 젬텍의 앤드류 이 사장은 “금값이 치솟자 많은 경우에는 하루에 금을 팔겠다는 문의만 10건 이상 전화로 걸려온다”고 설명했다. 금의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장소는 선물시장이 아닌 한인 귀금속 도소매 업체. 금을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는 한인 귀금속 업체와 조금이라도 현시세에 가깝게 금을 매도하려는 한인들의 가격 흥정이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다. 중고 금 거래량이 증가한 것은 물론이다.
한인타운에 위치한 반도보석은 지난 해 11월부터 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를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마자 장롱 속에 묻혀 있던 돌반지 등의 매집에 들어갔다. 금값 인상을 예상하고 싼 가격에 금을 산 후 이를 다시 큰 규모의 금 도매상에 되파는 중개역할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이다.
싼값에 매입할 수 있는 금을 찾아나서는 귀금속 업체가 많아짐에 따라 이제는 금을 팔려는 이들이 역으로 좀 더 후한 가격에 팔기 위해 샤핑에 나서는 모습도 연출되고 있다. 금매보석의 하워드 송 사장은 “요새 금값이 오르니까 팔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고 말했다.
반도보석 관계자는 “팔려는 사람들도 늘어나다 보니 각 귀금속 업체로 손님이 분산돼 오히려 손님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한다”고 덧붙였다.
금을 팔려는 이들은 금은 언제나 현시세로 거래된다는 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 매도자들은 매일매일 금 샤핑에 나서면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오히려 매수자보다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도 한다.
그러나 금 매수자들은 현 시세 그대로 금을 팔려는 시도는 “터무니없다”고 잘라 말했다. 금을 매수 후 다시 녹여야 하는 등 인건비를 고려하면 시세보다 낮고 과거보다 높은 중간가가 협상 가격이 될 수 있다고 한인 귀금속 업계는 말한다.
젬틱의 이 사장은 “금을 산 후에도 다시 이를 녹여야 하는 등 운임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과거 오래 전에 만들어진 금 제품은 순도가 떨어지는 점도 있다”며 적정 가격에서 타협이 이뤄질 경우에만 판매자와 매수자 모두 현재의 높은 금 시세에서 서로 ‘윈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1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값은 온스당 938달러94센트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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