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용품·가전 등 유통업체에 최저가 지정
미국에서 제조업체가 유통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최저 판매가격을 정해주고 이 가격 이하로는 할인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일종의 가격담합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월스트릿 저널은 18일 최근 제조업체들이 최저 판매가격을 정해주고 할인을 금지함으로써 가격담합에 필적하는 광범위하고 새로운 합법적 권한을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재판매가격 유지행위’(Resale Price Maintenance)로도 불리는 이런 행위는 유통업체의 경쟁을 저해하고 가격할인을 받을 수 있는 소비자들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측면에서 전통적인 반독점법 위반에 해당됐었지만, 지난해 이런 행위가 위법이 아니라고 결정한 연방 대법원 판결 이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법원은 작년 6월 달라스 소재 유통업체인 ‘캐이스 클로짓’이 제품공급을 중단해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여성가죽·액세서리 제조업체인 ‘리진 크리에이티브 레더프러덕트’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5대4로 리진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는 제조업체의 최저가격 설정행위가 담합행위와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제조업체의 패소를 판결했던 지난 1911년 판례를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소비자 단체들은 이런 행위가 유아용품과 가전, 가구, 애완동물 사료 등의 제품에서 만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조업체들은 가격할인이 브랜드 이미지를 깎아내려 ‘싸구려’라는 인식을 주게 된다고 항변하고 있다.
게다가 가격을 할인하면 소비자들에게 그동안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서 속아 왔다는 인식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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