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100년에 한번 올 만한 금융위기”

월스트릿에 몰아닥친 금융제국 몰락의 ‘피바람’은 다음으로 어디를 겨눌 것인가.

지난 3월 베어스턴스 사태 이후 반년이 지난 9월14일, 리먼브라더스와 메릴린치가 역사 속으로 처참히 사라지면서 월스트릿의 관심은 다음에 쓰러질 도미노에 맞춰져 있다.

현재 가장 불안한 금융회사로는 세계 최대 보험사 AIG가 꼽히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AIG의 유동성 위기설이 급부상하게 된 것은 지난 12일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AIG에 대해 15일까지 자구책을 발표하지 않으면 신용등급을 강등하겠다고 경고했기 때문.

뉴욕타임스는 이런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현실화돼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자금 회수 요구가 빗발칠 경우 AIG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이 2~3일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AIG는 세계 최대 항공 관련 리스 자회사인 인터내셔날 리스 파이낸셜과 퇴직연금 서비스인 베리어블 애뉴어티 라이프 인슈어런드의 매각을 포함하는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G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연방준비은행(FRB)으로부터 무담보 대출 방식으로 400억달러를 긴급 수혈하기를 바랐지만, FRB는 직접 대출보다는 민간 부문에서 긴급 유동성 지원자금을 조성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은 전날 ABC 방송에 출연, “지금의 금융위기는 100년 만에 한번 올 수 있는 것”이라며 “위기가 해결되기 전까지 더 많은 대형 은행들이 문을 닫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