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 자살 계기 자성 목소리
미주한인들도 ‘악플(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
사채괴담을 둘러싼 인터넷 악플이 국민 여배우 최진실씨를 자살로 몰고 갔다는 추측이 나오자 미주한인들도 연예인 못지않은 악플에 시름시름 앓고 있다며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퀸즈 베이사이드의 맞벌이 주부 이모씨는 “미주한인 기혼여성 인터넷 커뮤니티인 M사이트에 글을 올렸다가 난데없는 악플로 봉변을 당한 적이 있다”며 “전혀 욕먹을 얘기가 아니었는데도 상황 파악도 제대로 못한 회원들이 생각 없이 아무 얘기나 함부로 올리는 모양새들이 마치 악플로 주부스트레스를 풀려는 듯한 인상마저 들었다”며 치를 떨었다.
이씨는 억울하고 분한 마음도 컸지만 당시 악플에 등장한 저질적인 표현과 막말이 도통 머리에서 떠나질 않고 맴돌아 한동안 일상생활은 물론, 직장 일에도 집중할 수 없어 힘겨웠다고 토로했다.
롱아일랜드의 차모씨도 과거 악플에 시달렸던 악몽을 떠올리며 “싫으면 아예 글을 읽지 말던가 사진을 열어 보지 않으면 될 것을 꼭 쓴 소리를 하는 회원들이 있다. 남을 깎아 내려야 위로를 받는 건지 모르겠지만 좀 더 너그럽게 세상을 바라보는 미주한인들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인은 “악플이 또 다른 악플로 이어지면서 때로는 근거 없는 추측을 낳기도 한다. 뉴욕의 한인들이 다수 이용하는 한 온라인 사이트에서 떠돌던 한 유부남의 외도 소문의 주인공이 엉뚱하게 돌고 돌다가 어이없게도 나에게 꽂힌 경험이 있다”며 한인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인맥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C사이트에서 피해를 보는 미주한인들도 의외로 많다. 뉴저지의 최모씨는 “과거의 연인이 개인 홈페이지를 방문해 이상한 댓글을 올리는 바람에 인터넷상에서 완전히 매장될 뻔했다. 나의 사생활이 이상하게 변색돼 인터넷에 떠돈다는 사실이 불쾌해 사이트를 폐쇄했다. 악플에 시달리는 연예인들의 심정을 조금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퀸즈 우드사이드의 정모씨도 초등학교 동창의 악플 때문에 개인 홈페이지를 결국 폐쇄한 케이스. 졸업 후 만난 적이 없는 동창이 최근 정씨의 사진을 보고는 성형의혹에서부터 정씨 남편에 대한 폄하 발언까지 도무지 참을 수 없는 댓글을 수시로 올렸기 때문이다. 최진실씨 자살 사건을 계기로 심심풀이 삼아 올린 악성 댓글이 마녀사냥처럼 한 개인을 삶의 벼랑 끝까지 몰고 갈 수 있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한국에서는 악플에 반대되는 아름다운 댓글 달기, 이른바 선플 운동이 다시 펼쳐지고 있다. 미주한인 인터넷 사이트도 선플 운동 동참의 목소리가 높지만 매번 연예인 자살 사건 때마다 반복됐던 터라 이번에 얼마나 파급 효과를 미칠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정은 기자> juli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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