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부르는 병 우울증- 한인사회는 안전한가 <상>
한인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톱 탤런트 최진실씨의 자살 원인 중 하나가 ‘우울증’이라고 알려지면서 ‘소리없는 살인자’로 불리는 병인 우울증에 대한 한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하는 우울증은 오랜 기간 방치할 경우 ‘우울병’으로 악화돼 자살이라는 극단적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남가주 한인사회에서도 우울증을 비롯한 각종 정신장애로 고통을 호소하는 한인들이 적지 않다. 최진실 자살사건을 계기로 한인사회 우울증 실태와 상담사례, 대책 등을 짚어본다.
전문기관 상담 사유 4위… 개인주의 강한 이민사회 더 위험
최근 한국에서는 보건복지가족부가 한국민 중 2.5%가 우울증을 앓은 적이 있으며, 이중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전체 인구의 1.1%라고 발표했다. 반면 LA에 있는 관련 기관들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평균 약 5~7%의 한인들이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과 비교하면 약 3배 정도 높은 수치다.
한인가정상담소(소장 피터 장)가 발표한 지난 5년간의 상담통계(2003~2007년)에 따르면 ‘성인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한 한인은 전체 1만4,985명 중 674명인 4.49%로, 한인들이 상담소를 찾은 이유 중 7위를 차지했다.
‘자녀정신건강’ 문제는 521명으로 3.47%로 10위에 올랐다.
한인가정상담소는 우울증이나 불안증 등을 호소하는 사례를 연령이나 대상에 따라 ‘성인’과 ‘자녀’로 나눠 통계를 내는데 두 가지를 합칠 경우 ‘정신건강’ 문제로 상담소를 찾은 사람은 전체 1만4,985명 중 1,195명인 7.95%로 높아진다. 이는 배우자 갈등(2,292명), 이혼 및 별거(1,452명), 가정폭력(1,256명)에 이어 네 번째로 가장 많은 상담사유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3년에는 2,362명 중 93명인 3.93%에 불과했던 성인정신건강 관련 상담이 2007년에는 4,069명 중 212명인 5.21%로 증가했다.
생명의 전화(대표 박다윗 목사)가 발표한 지난 5년간의 상담통계(2003년 6월~2008년 5월) 자료에서도 정신 및 정서장애, 비관, 자살충동, 우울증 증세 등으로 상담을 의뢰한 한인이 전체 5.9%(5년간 1만4,853명 중 878명)를 기록했다.
한인가정상담소 피터 장 소장은 “우울증 때문에 상담소를 찾는 한인들의 상담 사례는 성인정신건강 분야로 분류하고 있는데 상위 5위 안에 항상 들어가는 문제”라면서 “우울증 초기 증상을 제외하곤 약물치료를 받아야 효과가 있는데 많은 한인들은 적절한 시점에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의 도움은 빨리 받으면 받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민사회에서는 여러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한국보다 더 많은 사람이 우울증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언어적, 경제적, 상대적 스트레스가 높은 반면 인간관계는 제한적이고, 특히 남성들은 이민 정착과정에 있어 사회적 인정이나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저하되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만철 정신과 전문의는 “우울증은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 개인의 인품이나 지식정도, 사회적 대인관계 등에 따라 영향을 받는데 충격이 심하면 누구나 걸릴 수 있다”면서 “한국에서는 문제가 발생하면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이민사회는 개인주의로 남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기 때문에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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