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가정폭력 예방의 달’이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남모르게 죽어간 수많은 피해자를 추모하고 지역사회에 가정폭력의 위험성을 알리며 피해 예방과 근절에 함께 나서자는 홍보 행사도 펼쳐진다.
뉴욕·뉴저지 한인사회도 가정폭력의 피해에서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긴 마찬가지. 하지만 한인가정의 폭력 피해 실태는 지금껏 정확한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어 예방교육에 앞서 정확한 현주소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가정폭력의 원인을 진단하고 예방책 등을 점검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수치로 본 가정폭력의 위험과 정의
②한인 가정폭력 피해의 현주소
③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프로그램
④가정폭력 예방 및 근절 개선책
한때 ‘맞고 사는 남편’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지만 여전히 가정폭력 피해자의 95%가 여성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미국에서는 매 12초마다 여성 한 명이 남편이나 남자친구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있으며 뉴욕에서는 여성 4명 중 1명꼴로 가정폭력을 경험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방수사국(FBI)에는 매년 남자 피살자의 단 6%만이 아내나 여자친구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반면, 여성 피살자는 무려 30%가 남편이나 남자친구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을 정도다. 뉴욕에서는 2006년 기준, 가정폭력에 의한 살인사건이 133건 보고됐고, 28명의 아동이 가정폭력
으로 사망했으며 한 해 동안 보고된 가정폭력 사건만 5만88건에 달했다. 2005년에 접수된 신변보호 요청도 12만3,649건을 기록했다.
가정폭력이란 사람이 폭력이나 다른 학대적인 행위로 자신의 배우자나 가족을 지배함으로서 자신의 권위를 유지하는 행위로 정의된다. 가정폭력은 ▲신체적인 학대뿐만 아니라 ▲악을 쓰거나 의견 무시, 기 꺾기, 과거 들추기, 비밀 숨기기 등 감정적, 정신적인 학대도 포함되며 ▲직장생활 금지 또는 돈벌이 강요, 생활비 지급 중단 등 경제적인 학대 ▲상대를 성적인 도구로 여기는 성적 학대 ▲공포심을 유발하는 표정과 몸짓을 포함한 위협 ▲사사건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고립 ▲경찰이나 이민국에 고발하겠다거나 신분을 빼앗겠다는 협박 ▲자녀의 양육비 지급 중단이나 협박 등 자녀를 이용한 학대에 이르기까지 범위가 폭넓다.
가정폭력은 성장기에 이미 폭력가정에서 자랐던 환경적인 측면과 남성우월주의 등 사회적인 측면, 열등감이나 불안감에 의한 심리적 측면이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가정폭력이 배우자에 의한 것뿐만 아니라 기타 가족 구성원이나 친인척, 헤어진 배우자나 이성 친구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실제로 배우자 사이에 발생한 폭력사건의 4분의1이 헤어진 전 배우자에 의한 것이고 배우자가 아닌 친인척에 의한 폭력도 전체 가정폭력의 절반이 넘는 52%를 차지한다.
뉴욕가정상담소 윤정숙 소장은 “가정폭력의 형태가 다양하지만 갈수록 언어폭력 피해가 커가고 있는 것이 최근 추세”라며 “배우자나 이성 친구에 의한 스토킹과 청소년의 데이트 폭력도 가정폭력 사건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스토킹의 경우 피해자의 78%가 여성인 반면, 가해자의 87%가 남성이고 여성 피해자의 81%가 전·현 남편이나 동거인에 의해 스토킹을 당하고 있고 이중 31%는 성적 학대까지 함께 당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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