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권거래소(SEC)가 버나드 메이도프 전 나스닥 증권거래소 위원장의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 사건에 대한 제보를 9년동안 묵살해 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SEC 새 위원장에 메리 샤피로 증권산업규제기관(FINRA) 회장을 지명하면서 미국은 현재 성숙한 감독활동이 결여돼 있다. 샤피로는 탐욕과 음모로 가득찬 (월가의) 문화를 단속하는 일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SEC의 전면적인 개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 전직 투자회사 직원이었던 해리 마르코폴로스가 메이도프의 사기 행각에 대해 지난 1999년 부터 9년 동안 SEC측에 제보를 했지만, SEC는 이를 묵살해 왔다고 보도했다.
SEC 내부 문건에 따르면 마르코폴로스의 제보에 따라 SEC가 지난 2006년 자체 조사를 진행한 바 있고, 조사를 통해 메이도프의 법률 위반 사실을 일부 적발했지만 이것이 폰지 사기 사건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는 벌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제보가 구체적 사실관계에서 일부 허점이 있었고, 자신의 원한을 갚기 위해 추상적인 의견들을 나열한 것이라는 점 때문이었지만, 금융거래에 관한 기술적 법률 위반 사실 등을 확인하고도 이를 넘긴 것은 SEC의 조사.감독 기능에 대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마르코폴로스는 99년 주가의 등락과 관계없이 메이도프가 매년 12%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당시 그가 어떤 증시 상황에서도 꾸진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주식 인덱스 옵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자신의 소속사 사장으로부터 왜 당신은 메이도프처럼 못 하느냐는 질책을 받고 동료와 함께 그의 투자를 분석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아무리 따져봐도 다단계 금융사기가 아니라면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며 결국 이를 당시 보스턴에 있던 금융공학자인 대니얼 디바톨로메오와 함께 메이도프의 자료들을 넣어 실험을 해 봤지만 그와도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보스턴 주재 SEC 담당관에게 제보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9년동안 워싱턴 D.C의 SEC 책임자 등에게 이 메일 등을 통해 제보했지만 결국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크리스토퍼 콕스 SEC 위원장이 16일 실책을 시인하고 내부 자체조사를 실시한다고 성명을 발표했지만, 이미 뒤늦은 일이 돼 버렸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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