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아직도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허드슨 강에 불시착한 US 에어웨이즈 항공기 사고 이틀째를 맞은 16일 155명의 탑승객 중 한 명인 한인 린다 한(52·LA 인근 애나하임 거주)씨는 밤새 잠 한숨 제대로 잘 수 없을 만큼 육체적·정신적 고통이 심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한인언론으로는 유일하게 사고 당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본보 1월16일자 A1면>에 이어 16일 임시 숙소인 맨하탄 라커펠러센터 클럽 쿼터스 호텔 로비에서 다시 만난 한씨는 갈아입을 옷조차 없어 전날 강물에 빠져 젖었던 옷을 그대로 말려 입은 채였다. 인터뷰 도중에도 당시의 악몽이 떠올라 숨을 다시 골라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도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지인들의 안부전화는 한씨에게 자신의 생존을 매순간 거듭 확인시켜 주는 유일한 끈이었다.
한씨는 전날 사고 현장에서 세인트 빈센트 병원으로 이송돼 X-레이 촬영과 응급처지를 받은 뒤 16일 새벽 0시30분께 항공사에서 마련해 준 맨하탄 클럽 쿼터스 호텔에 도착해 하룻밤을 묵었다. 등과 목, 어깨의 혈관과 힘줄이 늘어나 통증이 심해 약도 처방받아 왔지만 후속 치료는 LA로 돌아간 뒤 계속 할 예정이라고.한씨는 불시착 직전 누군가가 기도를 하기에 자신도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시작했는데 문득 눈을 떠보니 옆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자리를 비운 것을 발견한곤 부리나케 비상구로 향했다고
당시 구조 직전의 상황을 설명했다.
비행기 동체 밖으로 나오면서 구명조끼를 받아들었지만 그때는 이미 비행기 안으로 흘러들어온 강물에 몸이 절반가량 잠긴 상태였다. 밖에서 요동치는 강물의 물살이 상당히 거셌고 살을 에는 추위도 느껴졌지만 무서움보다는 빨리 이 상황을 벗어나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강물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고. 이때 어디선가 날아온 얼음 덩어리가 콧등에 꽂히는 바람에 코에 작은 상처도 입었다.
가족들조차 한씨가 사고 항공기에 몸을 실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았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친언니를 보러 7개월째 매달 한 차례씩 뉴욕을 방문했던 한씨는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의식을 잃은 언니가 중환자실로 옮겨진 것을 보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는데 자신이 생사를 오가는 경험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놀란 가슴을 다시 한 번 쓸어내렸다.
한씨는 전날 사고로 비행기 공포증까지 생겼지만 그래도 언니를 보기 위해 다음 달에도 다시 뉴욕을 찾을 예정이라며 뉴욕에 사는 친동생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면서 16일 오후 3시30분 뉴욕발 비행기로 엘에이로 돌아갔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15일 발생한 US 에어웨이즈 항공기 불시착 사고를 당한 한인 탑승객 린다 한씨가 콧등에 난 상처를 가리키며 구조 직전의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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